어제 ‘2022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작품과 아티스트가 공개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공연이 황폐화되고, 음악 제작과 소비에 있어서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까닭에 매체 노출이나 잔인한 시장의 논리와 상관없이 좋은 음악과 진정한 음악인에 상을 수여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의 존재가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

매해 강조되지만, 중요한 사실은 단순한 후보 노미네이트와 수상 여부가 아니다. 이토록 좋은 음악과 음악인이 다양한 장르와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되새기는 일이다. 2018, 2020, 2021년에 그랬듯 인디포스트는 올해도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오를 법했지만 오르지 못한 음악들을 돌아보며 이 상의 중요한 취지를 지지하고, 이어간다.

* 음반과 노래 부문을 가리지 않고 장르별 한 팀 혹은 두 팀씩 선정했습니다.
** 새로 생긴 케이팝 부문의 아티스트는 별도 선정하지 않았습니다.
*** 노래와 선정 리스트는 인디포스트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한국대중음악상 선정과정 및 결과와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최우수 록 부문 | CHS, Albert Hates Blues

앞서 인디포스트에서 두 차례(링크1, 링크2) 소개한 바 있는 CHS는 10년 전 강렬한 포스트록을 선보였던 아폴로18의 프론트맨 최현석의 새로운 프로젝트 밴드다. 2018년 첫 싱글 ‘땡볕’ 이후 꾸준히 작업을 이어가며, 여전히 자유롭고 예측 불가능하면서도, 이전과 전혀 다른 여유로운 감성과 칠(chill)한 분위기를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2021년 발표한 음악은 스페셜 앨범 <엔젤빌라 (Angel Villa)>. 코로나19 유행 직전, 멤버 전원이 인도네시아 발리로 떠나 함께 지냈던 남국의 시간과 정서를 고스란히 한 앨범에 담았다. 숙소 벽에 가만히 머무르며 동거하는 도마뱀의 모습이 인상적인 후덥지근한 밤의 풍경(‘Cicak’)부터 수평선 위 이글거리는 태양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의 모습을 묘사한 ‘Last Sunset’,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오토바이로 달리며 평화로운 풍경과 바람을 즐기던 중 만난 스콜의 강렬한 장대비를 가사 한 줄 없는 생생한 서사로 표현한 ‘Slowride’ 등 영화 같은 곡이 넘쳐나는 록 앨범이다.

한편 Albert Hates Blues(알버트 헤이츠 블루스)는 신인이다. 데뷔 EP에 담아낸 노골적인 블루스의 향연과 알버트 킹(Albert King)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리더의 이름(알버트 킴)에도 다짜고짜 “블루스를 싫어한다.”고 증언하는 밴드명, “블루스는 나쁘다.”고 외치는 앨범 제목의 역설로부터 뜻밖에 단순한 유머 너머의 여유와 패기가 느껴진다. 부기우기를 비롯한 초기 블루스부터 1960년대의 블루스록, 이후의 하드록까지 두루 자신의 언어로 삼는 알버트 킴의 유려한 기타 연주와 블루스의 감성과 풍경을 친숙한 우리말 가사로 소화한 스토리텔링이 무척 절묘하게 현지화 되었다. 보다 고전적으로 눌러붙는 감성이 인상적이면서도 때로는 훨씬 거칠게 몰아치고, 때로는 더욱더 부드럽게 힘을 빼는 밴드 까마귀의 2집 <Re-Birth of The Blues>와 더불어 블루스 팬들에게 진한 만족을 준 작품이다.

CHS ‘Slowride’ 라이브 영상
알버트 헤이츠 블루스 ‘어제와는 다른’

CHS 인스타그램

알버트 헤이츠 블루스 인스타그램

 

 

 

최우수 모던록 부문 | OurR

데이브레이크, 노리플라이, 솔루션스부터 최근 SURL(설)까지. 누구나 인정할 만큼 뛰어난 음악과 연주, 독보적인 감성을 모두 갖춘 밴드들을 꾸준히 배출해온 인디 신의 명가 ‘MPMG’(과거 해피로봇레코드) 소속의 유일한 혼성 그룹, 여성 보컬 밴드라는 사실만으로 OurR(아월)에 대한 기대와 믿음은 충분하다. ‘Desert’(2018) 이후 주로 싱글을 발표해오다 지난 <I>(2019)에 이어 2년 만에 두 번째 EP <can’t>(2021)를 내놓은 이들의 음악에는 한국 모던록의 과거와 현재가 젊은 감각으로 교차한다. 인디팝과 일렉트로닉을 오가는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비트, 가사의 추상과 심드렁한 보컬 속에 감춘 동시대 청춘의 허무와 좌절, 그런데도 절대 완전한 절망으로 나아가지 않는 단단하고도 풋풋한 에너지는 지금 이 순간 아월만이 들려줄 수 있는 면모다. 점차 궤도에 오르는 팀으로서 그만의 색은 더욱 뚜렷해지고, 사운드와 서사는 풍성해졌다. ‘멍’이라는 단어에 깃든 복잡한 심정과 현실, 이에 대한 양태인 무기력을 개성 있게 녹여낸 타이틀곡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아월 ‘멍’ 뮤직비디오

아월 인스타그램

 

 

 

최우수 팝 부문 | msftz, 홍혜림

msftz(미스피츠)는 2020년 본격적인 데뷔 후 특별한 계기 없이 주로 입소문만으로 적잖은 팬을 불러 모을 만치 실력과 매력이 탄탄한 싱어송라이터다. 노래 파트든 랩싱잉 파트든 쉽게 귀에 걸리는 감각적인 멜로디 라인과 독특한 음색에 그루브까지 품은 채 시원하게 전진하는 음악의 전개에서 그의 송라이팅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숨을 양껏 머금은 창법에서는 국내 음원 차트에서 큰 성공을 거둔 헤이즈와 볼빨간사춘기를 동시에 연상하게도 한다. 물론 두 아티스트와 달리 더욱더 투명하고 밝은 곡 분위기와 정서, 자신의 사연과 생각을 적절한 도치 및 그만의 표현으로 가사에 배치하는 아이디어와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튀어 나가는 편곡 방식은 미스피츠만의 장점이다. 신선함과 대중성을 동시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신진 팝 아티스트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

2008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으로 <As A Flower>(2012) 이후 어느덧 데뷔 10년이 지난 싱어송라이터 홍혜림의 3집도 지난해 돋보인 결과물이다. 그의 음악에 한결같이 깃든 단출하고 소박한 편성과 사운드와 곡의 서사, 가사의 주제를 대하는 작가주의적 태도가 그대로다. 이전까지 그 소재나 관점이 주로 관조적인 시점과 차분한 온도, 주변의 사물에 머물렀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훨씬 솔직하고 따스한 면모를 갖추며 공감대를 확연히 넓히기도 했다. 그에게 드문 노골적인 사랑 노래이자 발라드 ‘나보다 내 마음이’(2019)를 다시 수록했으며, 30년 넘은 부모님의 결혼식 영상을 부모님과 함께 본 뒤 썼다는 ‘찬란한 날’, 타고난 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로서 반대로 무엇 하나 쓰기 힘들었던 날의 순간을 고스란히 담은 ‘아무것도 쓸 수 없어요’ 등 홍혜림의 섬세한 시선과 잔잔한 감성이 다채롭게 아기자기한 사운드와 아이디어, 감각적인 연출에 신경 썼던 전작 <화가새>(2017)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담겨 있다. 세심한 음악에 오래 곱씹을 깊이를 더하는 스트링 사운드의 존재감도 여전하다.

미스피츠 ‘Heart’ 뮤직비디오
홍혜림 ‘작곡된 것처럼’

미스피츠 인스타그램

홍혜림 인스타그램

 

 

 

최우수 일렉트로닉 부문 | Guinneissik

Guinneissik(기나이직)은 전위적이면서도, 동시에 역동적이고 재밌는 음악을 만들어낼 줄 아는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다. 2020년 <듣는음악과 평강하지 못한>이라는 기이한 제목의 정규앨범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Postwar>라는 앨범 제목은 전보다 평범할지 몰라도 수록곡의 껍데기나 구성은 마치 4악 장 구성의 클래식 교향곡 같은 역시 범상치 않은 앨범을 내놓았다. 그 내용은 더욱더 만만치 않다. 퓨처 베이스 스타일과 테크노의 전위적인 요소들을 영리하게 차용하면서도, 이를 자기만의 방식과 서사로 과감하게 변형하고 발전시킴으로써 배경음악, 댄스음악 혹은 난해한 실험음악이라는 전자음악의 삼분법을 다시 한 번 탈피하고 있다. 각 트랙마다 주제와 템포, 분위기를 확연히 달리하며 구조상의 콘셉트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기술 및 심미적 측면에서의 예술과 소리가 이끄는 즐거움이라는 측면에서의 음악 사이 자기 고민과 답을 거침없이 실현해가는 이의 작품이라 할 만하다.

기나이직 <Postwar>

기나이직 인스타그램

 

 

 

최우수 랩&힙합 부문 | 99’ Nasty Kidz

팔로알토, 허클베리피, 누리코가 진행하는 유튜브 MAS 채널의 <P2P 시즌5>(2021)에서 ‘최종 원픽 아티스트’로 선택받으며 이름을 알리게 된 99’ Nasty Kidz(99’ 내스티 키즈). 현 시점 거의 자취를 감춘 힙합 혼성 듀오가 내놓은 본격적인 EP라는 점만으로 그 작업에 귀 기울이게 된다. 비트와 사운드를 가리지 않는 올드스쿨 내음 자욱한 반주 위로 텅 트위스팅을 비롯한 다채로운 스킬을 타이트하게 전시하는 드레인케이의 랩과 강렬한 비트에도 힘이 전혀 밀리지 않고 도리어 귀를 틔우는 히피쿤다의 랩이 짧은 호흡으로 각자의 순서를 오간다. 무엇보다 음정의 변화 폭을 거의 두지 않으면서도, 단단한 음성과 시원한 발성으로 그야말로 내다 꽂는 히피쿤다의 랩이 강렬한 쾌감과 청량함을 선사한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멤버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과 한시도 빈틈이나 지루함없이 흘러가는 노래 구성. 굳이 신선한 비트나 첨단 CG 없이도 충분한 육탄 액션 영화의 명장면을 바라보는 듯한 99’ 내스티 키즈의 음악은 지난해 조광일에게 쏟아졌던 관심과 또 다른 방식의 온전한 랩 듣는 즐거움을 또 한 번 돌이킨다.

99’ 내스티 키즈 ‘HITMAN’ 뮤직비디오

99’ 내스티 키즈 인스타그램

 

 

 

최우수 알앤비&소울 부문 | oceanfromtheblue

인디포스트가 2년 전 인터뷰(링크)를 통해 소개했던 R&B 싱어송라이터 oceanfromtheblue(오션프롬더블루)는 지난해 신예 이미지를 벗어나 완숙하면서도 도전적인 면모를 과시하는 <forward>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7곡 모두 각기 다른 프로듀서, 퍼포머와 함께하면서도 2000년대 넵튠스(The Neptunes)와 그 멤버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것으로 대표되는 미니멀한 비트와 당대 미래 지향적인 사운드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unofficialboyy(언오피셜보이), SOLE(쏠), 경제환 등 각기 전혀 다른 퍼포머들의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앨범 고유의 분위기와 콘셉트를 유려하게 지켜내는 완성도와 틈마다 스미는 자신의 팔세토 보컬의 매력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도 <forward>의 장점이다. 이 EP 발매 불과 두 달 전, 9곡을 수록한 <Messages>까지 발표했던 걸 생각하면, 그의 누구보다 부지런했던 2021년 한 해를 가늠할 수 있기도 하다.

오션프롬더블루 ‘icy girl (feat. SOLE)’ 뮤직비디오

오션프롬더블루 인스타그램

 

 

 

최우수 포크 부문 | 백아, 버둥

‘백아’. 어딘지 예스러움과 단아한 매력이 공존하는 그 이름은 ‘흰 박꽃처럼 소박하고 깨끗하게 세상에 널리 퍼져라’라는 뜻의 본명에서 따왔다고 한다. 소박한 서정이 묻어나는 전반부와 포근하고 풍성한 사운드가 점차 번져가는 후반부의 ‘테두리’(2018)로 데뷔해 EP <친구야>(2019)를 거쳐 지난해 마침내 정규앨범 <우주선>을 내놓았다. 주로 일상의 언어를 제목에 품었던 전작과 달리 뜻밖에 ‘우주선’을 타이틀로 앞세우고 있지만, 8개 수록곡의 가사에는 관계에 대한 물음이 담겨 있다. 엉뚱한 상상력의 동화 혹은 동요 같은 노랫말과 시나 철학 질문 같은 고민 서린 문장이 공존하고, 맑고 청아한 보컬과 극적인 전개, 풍성한 팝의 어법이 교차한다. 예쁜 포크, 밝은 팝 사운드에는 무게가 실리기 어려울 거란 편견을 보기 좋게 부수는 (마치 전자음악가 키라라의 슬로건처럼) 아름답고도 강한 음악이다.

한편 포크 아티스트 버둥은 정규앨범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를 통해 포크 혹은 발라드에 주로 머물렀던 자신의 영역을 보다 넓은 의미의 포크 팝으로 확장한 바 있다. 신스 사운드의 적극적인 차용과 종종 댄서블한 리듬, 록 음악스러운 코드 진행이 물결친다. 예의 날카로움과 따스함이 공존하는 시선과 가사 역시 빛을 발한다. 너무 뻔해서 입 밖에 내지 않는 말이 있고, 모두가 이해할 법한 이야기인데 미처 내뱉는 이가 없어 잘 들리지 않는 뻔하지 않는 말이 있다. 당연함과 솔직함, 예리함과 시니컬함은 모두 한 끗 차이. 이 같은 지점을 모두 절묘하게 아우르고 관통하는 버둥의 이번 앨범은 그 가사의 범주와 현실성만큼이나 음악 역시 모순과 다양성으로 가득 차 있어 듣고 공감하는 재미가 가득하다. 비록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웹진 <음악취향Y>에서는 올해의 앨범 2위(링크)와 올해의 싱글 1위(링크)에 오르며 아쉬움을 달랬다.

백아 ‘우주선’ 뮤직비디오
버둥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 앨범 프리뷰

백아 인스타그램

버둥 인스타그램

 

 

 

최우수 재즈 보컬 부문 | 지박, 표진호

여러 해 동안 자기 자신의 다양한 음악과 협업을 선보이다가 두 번째 리더작 <DMZ>(2019) 및 VRI String Quartet과의 첫 번째 협연 작품 <Save The Planet>(2020)으로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 연이어 이름을 올렸던 음악 감독이자 첼리스트인 지박(Ji Park). 그는 지난해 프리재즈 클라넷 연주자이자 보컬리스트 표진호와 함께한 듀오 프로젝트 앨범 <Black Cosmos>와 <Save The Planet>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인 <Save The Planet II>를 내놓으며 그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간 바 있다. 이중에서도 표진호와의 공연 실황을 담은 <Black Cosmos>는 지박 특유의 서늘한 긴장감 넘치는 악곡과 연주 위 그 못지않은 분위기와 에너지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보컬의 즉흥 연주가 강한 스파크를 튀기는 앨범이다. 첼로와 보컬 듀오가 선사하는 자유 즉흥 연주로서 올해 크로스오버 부문 없이 연주 부문과 보컬 부문으로 나누어 발표된 두 재즈 부문 어디에 올라도 어색하지 않을 만한 구성과 즉흥 실황의 매력을 다분히 실감할 수 있는 진행과 구상, 서로 치밀하게 밀고 당기는 호흡이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든 이 앨범만의 세계를 완성한다.

지박, 표진호 ‘Black Cosmos’

 

 

 

최우수 재즈 연주 부문 | 정은혜

지난 가을 인디포스트가 소개한 6개 신보(링크) 중 세 아티스트의 앨범(남유선, 마리아 킴, 한국재즈수비대)이 나란히 한국대중음악상 재즈 부문 후보에 오른 가운데, 후보에 오르지 못한 앨범으로 자유 즉흥 피아노 독주의 신선한 매력을 일깨운 정은혜의 <NOLDA>에 적잖은 미련이 남는다. 전작 <존재들의 부딪힘, 치다>와 <Abyss>(2020) 같은 곡에서 보컬 혹은 다른 악기들과 함께하는 즉흥 연주의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지만,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피아노 단 한 대로 표현 가능한 폭넓은 다이내믹과 스펙트럼, 질감을 입체적으로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자유롭고 즉흥적인 상상과 구상을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열정적으로 펼쳐 놓는 것만으로 마치 거대한 그림을 구석구석 시선으로 따라가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상상의 원천이 15세기부터 19세기 사이 전통 산수화 속 자연이라는 점을 상기할 때 마치 장단처럼 오묘하게 밀고 당기는 리듬감과 그에 따라 시간과 공간이 함께 생동하는 감각을 더욱더 실감나게 느끼게 된다.

정은혜 ‘Rooted’

정은혜 인스타그램

 

 

 

최우수 메탄&하드코어 부문 | 신스네이크

스스로 트랜스코어를 표방하며 포스트하드코어 사운드를 다채롭고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던 밴드 신스네이크의 관심과 욕심이, 그리고 이들의 저력과 긴 시간 지속해온 고민이 비로소 폭발한 앨범이다. 지난 역사 속 적지 않은 멤버 교체 와중에도 탄탄하게 다진 (그로울링-클린과 혼성 구성의) 보컬 라인의 균형감과 장르 특유의 묵직한 중량감과 상쾌한 청량감, 시원한 질주감과 댄서블한 그루브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결국 리프나 보컬에 전적으로 기대거나 가벼운 리듬, 대중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 등 일부 요소에 모든 걸 맡기기 쉬운 장르적 시도들에 적극적인 반기를 드는 앨범이기도 하다. 밴드의 각종 매력을 시종일관 밀어 넣으면서도 이를 피로감 없이 소화하는 구성과 각 곡의 중심을 잡는 보컬 오세라의 다채로운 연출, 팝적인 감각이 헤비니스 음악의 뉴노멀을 다시금 기대하게 한다.

신스네이크 ‘Saturn In The Loop’ 뮤직비디오

신스네이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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