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시설이나 공장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구역이나 공간이 있어 외부인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화려하거나 깔끔하게 꾸며진 바깥 공간과는 달리, 뒤에 있는 낯선 공간은 칙칙하고 음침하여 외부에 쉽게 모습을 드러나지 않는다. ‘밀실’이라는 의미의 도시 괴담 <The Backroom>은 2018년 즈음 영어권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작되어, 온라인을 통해 여러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2차 창작물로 만들어지면서 구체화되었다. 축축한 베이지색 카펫, 생경한 노란색 벽지, 윙윙거리는 형광등 특유의 소음, 6억 마일 길이의 무한공간(Liminal Space)를 주요 특징으로 하여, 어쩌다가 이곳으로 들어오게 된 사람은 도저히 바깥 세상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그곳에는 사람을 노리는 미지의 생명체들도 함께 돌아다녀 불안과 공포를 유발한다.

단편 영화 <The Backrooms(Found Footage)>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단편 영화 <The Backrooms (Found Footage)>는 이를 모티프로 한 첫 실사 영상이다. 야외에서 친구들과 함께 영상을 촬영하던 주인공이 넘어지면서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빠지게 되는데, 노란색 방과 복도가 끝없이 이어져 출구를 찾을 수 없다.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에 쫓기다가 어디로 이어지는 알 수 없는 구멍을 발견한다. 영상은 한달도 되지 않아 벌써 1,000만 조회 수를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다. 2019년에는 1인칭 게임 형식의 애니메이션 <Into the Backrooms>이 등장하여 화제였다. 로스엔젤레스의 경찰이 실종 신고가 들어온 어느 가정집으로 출동하여 방마다 수색하다가 어떤 공간으로 떨어진다는 설정이며, 여기서도 무서운 존재에게 쫓긴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 <Into the Backrooms>(2019)

이 괴담을 누가 언제 처음 만들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최근에 가장 주목받는 ‘크리피파스타’(Creepypasta,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도시괴담)로 부상했다. 무한히 반복되는 보편적인 노란색 공간이, 검붉은 피가 난무하는 공포 영상보다 더 불길하고 무섭다는 의견도 많다. 노란색의 이미지 파일이 처음 올라온 때가 2019년 5월이니, 이제 3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인터넷에는 벌써 수많은 공유 영상들이 올라와 있다. 이미 할리우드나 게임 제작사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을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