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집을 바탕으로 세 가지의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 이야기는 배경이 되는 시점도 다르고, 등장 인물들도 제각각 다르며, 이야기에 내포한 주제도 각각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어느 순간 서로 다른 이야기의 무대 배경이 똑같은 3층집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다. 1월에 공개된 넷플릭스의 앤솔러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The House>(2022)는 아일랜드 출신으로 토니상을 받은 극작가 엔다 월시(Enda Walsh)의 시나리오에, 로스앤젤레스와 런던에 기반을 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넥서스(Nexus)가 제작했다. 또한 이 분야 최고 수준이라 평가되는 맥키논 앤드 사운더스(Mackinnon & Saunders)가 인형을 제작했다. 목소리 연기 역시 이름이 꽤 많이 알려진 배우들이 맡아 주목을 받았고, 음악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5)와 <바벨>(2006)에서 2년 연속 오스카를 수상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Gustavo Santaolalla)가 맡았다.

엔솔러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The House>(2022) 예고편

 

‘챕터 I: 거짓의 속삭임’(And heard within, a lie is spun)

1800년대를 배경으로 단란하게 살던 네 가족이 기이한 건축가의 꼬임에 빠져 옛집을 버리고 새로운 집에서 살게 되며 벌어지는 기이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디포스트에서 소개한바 있는 벨기에 스톱모션 듀오 ‘마르크 & 엠마’(Marc James Roles & Emma de Swaef)가 감독했다. 영화 <더 큐어>(2017), <서스페리아>(2019)에 출연한 미아 고스(Mia Goth)가 위기에 빠진 엄마와 아빠를 구하려는 주인공 ‘메이블’의 목소리 연기를 했다.

감독 홈페이지

 

‘챕터 II: 아무도 모르는 진실’(Then lost is truth that can’t be won)

많은 세월이 흐른 후 현재 어느 시점, 한 개발업자가 이 집을 깨끗하게 손보고 다듬어서 새 주인에게 팔려고 하지만, 온갖 벌레와 기생충, 그리고 무전취식 하려는 자들 때문에 쉽지는 않다. 이번에는 사람 대신 의인화된 쥐들이 주인공이다. 스웨덴의 배우 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유명한 니키 린드로트 본 바르(Niki Lindroth von Bahr)가 맡았고, 주인공인 개발업자의 목소리는 1990년대 브릿팝 인기 싱어였던 자비스 코커(Jarvis Branson Cocker)가 맡았다.

감독 홈페이지

 

‘챕터 III: 귀 기울이면 행복해요’(Listen again and seek the sun)

이제 시점은 가까운 미래로 바뀌면서, 물에 잠긴 디스토피아 세상에 남겨진 집에서 외로운 집주인 ‘로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번에는 쥐 대신 고양이들이 출연했다. 영국 배우이자 2018년 단편영화로 BAFTA상을 받은 팔로마 배자(Paloma Baeza)가 감독을 맡았다. 영화 <에놀라 홈즈>(2020)에 출연했던 수잔 워코마(Susan Wokoma), 헬레나 본햄 카터(Helena Bonham Carter)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