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피아니스트 베리 해리스(Barry Harris)가 지난 12월 8일 뉴저지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해 타계했다. 그는 92번째 생일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있었다. 그가 평생을 바쳐 일한 뉴욕의 재즈 워크숍 참석자들이 2주 동안 번갈아 가며 병상을 지켰고, SNS를 통하여 그의 타계 소식을 전하였다. 케니 드루(Kenny Drew), 듀크 조던(Duke Jordan)과 함께, 버드 파웰(Bud Powell)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비밥 재즈(Bebop Jazz) 피아니스트였고, 수많은 워크숍과 강습을 통해 1950년대의 비밥 재즈를 전도한 교육자로 명성이 높았다. 유튜브에서 재즈의 본질을 가르치는 수많은 그의 레슨 영상들을 검색할 수 있다.

베리 해리스의 피아노 레슨 영상 <Giant Steps>(헤이그 왕립학교)
최근 열렸던 재즈 워크숍에는 세실 맥로린 살반트(보컬)과 설리반 포트너(피아노)가 게스트로 참석했다(2020년 1월)

그는 디트로이트의 교회 피아노 연주자였던 어머니를 따라 네 살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버드 파웰의 연주에 영향을 받아 비밥 스타일의 연주를 받아들였고, 그의 동생 리치 파웰이 교통 사고로 사망하자 맥스 로치의 밴드에서 그를 대신하기도 했다. 1960년에는 디트로이트에서 뉴욕으로 이주하여, 클럽 연주와 함께 재즈 강습을 같이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는 그가 동경하던 델로니어스 몽크와 함께 재즈계의 대모 니카(Nica) 집에서 거주하였고, 두 사람이 사망한 후에도 계속 그 집에서 살았다. 이 즈음 재너두(Xanadu) 레코드에서 출반한 세 장의 트리오 앨범 <Barry Harris Plays Tadd Dameron>(1975), <Live in Tokyo>(1976), <Barry Harris Plays Barry Harris>(1977)은 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음반이다.

버드 파웰의 ‘Dance of the Infidels’, ‘Un Poco Loco’을 커버한 앨범 <Live in Tokyo>(1976)는 베리 해리스의 명반으로 인정된다

지인들과 함께 뉴욕 8번가에 재즈 컬처 극장(Jazz Cultural Theater)을 연 것은 1982년이었다. 이 곳은 다른 재즈 클럽들과 달리 낮에 그가 주도하는 재즈 수업이 열렸다. 여기서 보컬리스트와 악기 연주자를 나누어 재즈 수업이 열렸고, 재즈 워크숍도 수시로 열렸다. 하지만 5년 후 임대 계약이 만료되고 임대료가 급등하자 운영을 포기하고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재즈 컬처 극장에서 동향의 토미 플래너건(Tommy Flanagan)과 함께한 피아노 듀오 연주는 유명한 전설이었다. 이후에는 장소를 옮겨가며 비정기적으로 뉴욕에서 재즈 워크숍을 계속 했다. 그의 문하생 중 한 명이었던 조슈아 에델만이 2016년 스페인 빌바오(Bilbao)에서 같은 이름으로 재즈 클럽을 오픈하여 그를 초청하기도 하였다.

베리 해리스와 토미 플래너건의 피아노 듀오 ‘Well You Needn’t’(재즈 컬처 극장)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도 그는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재즈 워크샵을 계속 했다. 1989년에 국립예술재단(NEA)가 수여하는 재즈 마스터상을 수상했던 그는 다른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올해 11월 12일 뉴욕 퀸즈에서 <NEA Jazz Masters: The Music of Theolonious Monk and Horace Silver> 공연에 참가했는데, 이는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되었다. 백신 주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바이러스에 돌파 감염이 되었고, 인근 병원에 입원한지 2주만에 눈을 감았다. 워크숍을 통해 그와 인연을 맺었던 수많은 문하생들이 SNS를 통해 그의 죽음을 전했고,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이 영원한 재즈 스승의 죽음을 애도했다.

베리 해리스 다큐멘터리 <Passing It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