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드촌(Nudist 또는 Naturist camp)에서 여생을 보내던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 ‘윌리’가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곧 어머니의 임종을 맞게 되고 장례식을 치른 ‘윌리’는 오래 전에 묻어둔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고 혼자 숲속으로 들어가 판타지의 세계에 빠져든다. 나체주의(Naturism)의 원조이자 지금도 활성화된 국가인 벨기에에서 제작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Oh Willy>(2012)는 16분 동안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직물의 한 종류 ‘울’(Wool)로 만들어진 미학적 세계를 보여준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Oh Willy>(2012)

남아공 출신의 마르크 로엘스(Marc James Roles)는 벨기에의 애니메이션 스쿨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일하다 같은 학교 후배인 엠마 드 스와에프(Emma De Swaef)을 알게 되면서 애니메이션 듀오 ‘Marc & Emma’로 함께 작업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작업 영역을 분업하여 고되고 힘든 스톱모션 울 애니메이션(Wool Animation) 영역에 도전한 것이다. 괴짜 사진가 다이앤 아버스(Diane Arbus)의 누드촌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스토리보드를 구성하였고, 자연주의(Naturalism)를 살리기 위해 따뜻한 감촉의 울(Wool)을 소재로 택하였다.

애니메이션 <Oh Willy> 메이킹 영상

2012년 초에 처음으로 선보인 <Oh Willy>는 각종 영화제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약 80여 회나 수상한 명작이 되었다. 벨기에의 브뤼셀영화제는 물론이고, 시카고영화제, SXSW영화제, 글래스고 단편영화제 등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듀오는 단편 애니메이션 <This Magnificent Cake>(2018)로 건재함을 알렸고, 최근에는 다른 정상급 애니메이터들과 힘을 합쳐 넷플릭스의 3부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The House>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 작품은 2022년 1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