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브컬처’(subculture)를 ‘알지만’ ‘모른다’. 흔히 ‘부분문화’ 혹은 ‘하위문화’로 번역하는 서브컬처 개념은 그것이 보편적인 대중문화의 개념으로 쓰일 때는 이미 우리 일상에 익숙하게 녹아들어 있다는 이유로, 반대로 소수에 의해서만 향유하는 반문화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때는 나와 상관이 없다는 이유로 관심 밖 대상이 되어 왔다. 이에 대해 <언더시티 프로젝트>는 힘주어 말한다. 서브컬처는 ‘당신의’ 문화라고. 오늘 내가 즐기고 향유하는 ‘우리의’ 문화라고. 지난 기사(링크)에 이어 이번주 금요일(3일)부터 다음주 일요일(12일)까지 약 10일 동안 펼쳐질 <언더시티 프로젝트>의 주요 프로그램을 들여다보았다.

 

글로벌 컨퍼런스

주로 학술적인 논의와 케이스스터디, 인터뷰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글로벌 컨퍼런스는 12월 3일 하루 동안 진행하며, 총 9개 순서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키노트 스피치, ‘21세기 서브컬처를 정의하다’

서브컬처를 논의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그것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일이다. 첫 번째 키노트 스피치를 맡은 조지 립시츠(George Lipsitz)는 미국 UC 산타바바라 대학의 흑인학 교수로서 기존 서브컬처가 갖고 있던 백인문화 중심의 담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으로 동시대 다양성을 품은 서브컬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앞서 사회 운동과 도시 문화, 국민의 불평등 문제, 대중문화의 정치적인 측면들을 연구했으며, <Footsteps in the Dark>(2007), <Midnight at the Barrelhouse>(2010) 같은 저서를 통해 미국 대중음악의 사회문화적 다양성과 미국 사회의 복잡한 인종 문제에 대해 밝혀온 바 있다.

 

세 번째 케이스 스터디, ‘메타버스에서 창조되는 새로운 신화’

이어 진행하는 세 가지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앞의 두 차례에서 각기 영국 버밍엄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사례를 다룬 뒤 마지막 순서를 통해 메타버스 시대에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서브컬처에 관해 살펴본다. 순서를 맡은 PussyKrew(푸시크루)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버추얼 아트 콜렉티브로 순수 예술, 영화, 패션 및 디지털 기술 경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의 자체 작업 및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다. 이번 케이스 스터디에서는 디지털 조형물과 이머시브 스토리를 활용한 게이밍 아트를 소개하고, 이것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신화와 진화를 담은 철학과 연결되는지 들려줄 예정이다.

푸시크루 인스타그램

 

라운드 테이블

라운드 테이블에는 국내 패널들이 참여해 서브컬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되고, 활용되며, 향유되는지 함께 이야기 나눈다. 첫 번째 라운드 테이블에는 ‘서브컬처 아티스트: 태도와 라이프스타일로 표현하다’라는 주제로 음악, 그래피티, 일러스트 및 타투 분야에서 활동한 대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고, 두 번째 라운드 테이블에는 ‘서브컬처를 만난 브랜드와 미디어: 디깅, 커넥팅, 샤우팅’을 주제로 패널들이 참여해 서브컬처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 사례, 서브컬처와 관련한 브랜드 스토리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실험가게 팝업전시

3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하는 실험가게 팝업전시는 과거 방공호 목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부평역 지하상가 15개 공실을 활용해 서브컬처 콘텐츠로 구성한 팝업 스토어다. 국내외 서브컬처 아티스트의 아트워크 전시 및 굿즈 판매, 시민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원사업 선정팀

앞서 ‘서브컬처 아트웍을 활용한 굿즈 제작지원사업’ 공모를 진행한 바 있으며, 최종적으로 7팀의 아티스트가 선정되었다. 피지컬 레코드 문화에 대한 캠페인과 굿즈를 전시 및 판매할 예정인 홍가람과 한철희, 각가 인디신의 베테랑 밴드이자 4년차 신진 밴드로서 팀 고유의 아트워크를 활용한 굿즈를 공개할 쏜애플과 아월, 고양이를 모티프로 서브컬처를 대표하는 장르인 스케이트보드와 관련 문화, 캐릭터 굿즈를 전시하고 판매할 이희서와 청화, 마지막으로 렌티큘러 프린팅 기법을 활용하여 시공간이 다르게 채집된 자연 이미지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이상적 도시환경에 대한 이미지를 보여줄 송주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아월 ‘무늬’

 

초청작가 특별전 및 지역 아티스트

미키킴, 옥근남, 노즈스튜디오 등 국내외 서브컬처를 대표하는 초청작가의 작품들도 특별 전시로 운영된다. 타투이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미키킴은 동양화를 연상하게 하면서도 어딘지 뒤틀린 듯한 감성을 담은 독특한 그림으로 대중의 마음은 물론 구찌와 마린 세레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그 밖에 그래픽 디자이너 옥근남은 브랜드 베리드 얼라이브(Buried Alive) 아트 디렉터를 맡아 활동하며 1세대 서브컬처를 대표하는 인물로, 노즈스튜디오는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제작, 음원 발매는 물론 전시와 게임 발매까지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아트 스튜디오다.

미키킴 인스타그램

옥근남 인스타그램

노즈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지역 아티스트들이 기획한 전시 및 시민 체험 프로그램에는 모두 부평에서 실제 활동하며 서브컬처 문화를 선두하고 있는 이들이 참여했다. 전자음악과 디지털뮤직랩 소개, 공연이 이루어질 김태연의 부스를 비롯해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소개하고 아트워크를 전시, 판매할 라이엇, 그래피티와 스트리트 문화를 소재로 한 아트워크를 공개할 LAC Graffiti Studio 등이 있다. 이에도 그래피티 아트를 VR 공간에서 체험하는 VR 그래피티 클래스, 작은 타일들을 배치하여 작품을 만드는 픽셀아트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언더시티 프로젝트 홈페이지

 

<언더시티 프로젝트>

일시 2021년 12월 3일 (금)~12월 12일 (일)
  • 글로벌 컨퍼런스 12월 3일 (금) 10:00~18:00
  • 실험가게 팝업전시 12월 3일 (금)~12월 12일(일) 14:00~20:00 *12월 7일 (화) 휴무
오프라인 장소 부평아트센터 달누리극장, 부평역지하상가
온라인 채널 문화도시부평 유튜브채널, 언더시티 프로젝트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