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는 계산되지 않는 ‘1+1’의 힘은 분명 존재한다. 음악을 하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하던 음악가 두 명이 만나 그룹을 꾸린 뮤지션들이 있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시간을 좀 보냈다면 이름을 들어봤을 이모셔널 오렌지스와 서피시스 그리고 주목해야 할 톨레도까지. 두 사람의 세계가 만나 계속해서 듣고만 싶은 음악이 탄생했다.

 

듣는 순간 1시간 재생하고 싶어지는 이모셔널 오렌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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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5년 안에 코첼라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가 될 거예요.” LA를 기반을 활동하는 혼성 듀오 이모셔널 오렌지스(Emotional Oranges)는 커다란 포부와 함께 곧장 스트리밍 강자로 등극한다. 강력한 한 방보단 계속 듣고 싶게 만드는 무디한 알앤비가 이모셔널 오렌지스 음악의 강점이다. 둘은 ‘A’와 ‘V’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이다. A는 프로듀싱과 보컬을, V는 보컬을 담당한다. 아티스트의 존재감보다는 음악을, 더 나아가 그 속의 감정을 봐주길 바란다는 게 이들의 신념이다.

이란 혁명을 피해 미국에 망명한 부모님을 둔 A와 러시아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V는 복잡한 가정사와 음악을 향한 열정 모두를 나눌 수 있는 사이다. V는 내성적인 A가 감정을 끌어낼 수 있게 도와주고, A는 전략과 음악적 역량으로 팀을 이끈다. 덕분에 이모셔널 오렌지스의 음악은 그저 귀를 스치는 음악이 아닌 이야기와 감정을 남기는 음악이 된다. 오렌지 맛을 보기 위해선 처음 이모셔널 오렌지스를 알린 곡 ‘West Coast Love’에서 시작해 ‘Sundays’, 중독적인 비트와 채널 트레스(Channel Tres)의 래핑이 잘 어우러진 ‘All That’까지 들어보면 좋겠다.

Emotional Oranges ‘West Coast Love’
Emotional Oranges ‘All That (with Channel Tres)’

 

기분 좋은 긍정의 힘을 믿게 하는 서피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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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아, 그래야만 할 것 같아(Feeling good, like I should)” 서피시스(Surfaces)의 ‘Sunday Best’는 코로나 시대에 긍정의 힘을 보여주며 히트곡에 오르게 된다. 서피시는 포레스트 프랭크(Forrest Frank)와 콜린 파달레키(Colin Padalecki)로 이루어진 듀오 그룹이다. 둘은 보컬은 물론이고 작사 작곡 프로듀싱도 함께 하고 있다. 어둡고 슬픈 새드팝이 팝의 주류인 요즘, 이들은 여기에 맞서 사랑과 긍정을 전하고자 한다.

포레스트와 콜린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만나 서로의 음악 세계를 공유하고 녹음 파일을 주고받으며 첫 앨범 <Surf>를 탄생시킨다. 둘은 컨트리가 강세인 텍사스에서 자랐지만, 재즈, 팝, 소울, 레게, 칼립소를 음악 재료로 한다. 태양이 반쯤 떠있는 호숫가, 바닷가를 담은 커버처럼 서피시스의 음악은 햇볕의 따스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엘튼 존(Elton John)은 일찍이 이들의 반짝거리는 음악을 알아보고 ‘Learn To Fly’라는 곡을 함께 작업했다. 기분 좋아지고 싶을 땐 언제든 서피시스의 행복 열차에 탑승해보자. ‘Forrest.’의 솔로 앨범 역시 추천하는 바다.

Surfaces ‘Sunday Best’
Surfaces, Elton John ‘Learn To Fly’

 

드리미한 포크를 선보이는 브루클린의 듀오 톨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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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Toledo)는 이제 막 얼굴을 내보인 드립-포크 듀오다. 드림 팝의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느낌과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버무려진 음악을 한다. 멍한 보컬, 부드러운 화음이 앙증맞고 귀여운 소리를 보완하고 있어 포크가 어려웠던 이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니엘 앨버레즈(Daniel Alvarez)와 조던 던 필즈(Jordan Dunn-Pilz)는 뉴욕 출신으로 브루클린에서 인디 음악가로 활동 중이다. 톨레도에 대해 검색하면 아직 이렇다 할 단서가 나와있진 않다. 하지만 이때가 투자의 적기라는 건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톨레도 주식에 투자하면 나중에 꼭 이들의 성공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듣기 쉽고 풍경이 눈에 보이게끔 친절한 음악이지만 새롭다. ‘Sunday Funday’와 ‘It’s Alive!’로 시작해보길 권한다.

TOLEDO ‘Sunday Funday’
TOLEDO ‘It’s Alive!’

 

Writer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신샘이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