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말에 공개된 넷플릭스 7부작 <어둠 속의 미사>(Midnight Mass, 2021)은 <힐하우스의 유령>(2018), <블라이 저택의 유령>(2020)에 이어 마이크 플래너건 감독이 넷플릭스에 선보인 세 번째 호러 장르의 미니시리즈다. 오래된 저택에 출몰하는 유령을 소재로 삼은 지난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가톨릭 교회의 성령(Spirituality)를 소재로 삼아 독실한 교인이라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을 수 있다. 감독은 어린 시절 작은 마을의 성당에서 오랫동안 복사(Altar boy)를 맡았던 경험과 성경에 대한 면밀한 탐구를 바탕으로 직접 집필했다. 로튼토마토 93%, 87%를 받았던 지난 미니시리즈에 이어 92%의 호평을 받으며, 올해 최고의 호러 미니시리즈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미니시리즈 <어둠 속의 미사>(2021) 예고편

 

감독의 경험에 근거한 이야기

감독은 꽤 오래전부터 이 이야기를 주위에 털어놓았다. 어린 시절 작은 동네에서 자란 그는 12년 동안 가톨릭 성당의 복사(Altar boy)를 맡으면서 한밤 미사의 경이로운 광경을 경험했다. 수많은 촛불로 둘러싸인 예배당 모습을 상상하면서 성경에서 영감을 받은 초자연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뉴욕 앞바다의 작은 섬 ‘Governor’s Island’에 거주했던 경험도 드라마 속 ‘크로켓’섬 설정에 도움이 되었다. 감독이 최근까지 안고 있던 과음에 따른 두려움은 ‘라일리’의 비극적인 삶에 투영되었다. 감독은 이전 작품까지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각색하면서 명성을 얻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Midnight Mass> 메이킹 영상
* 줄거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천사 vs 뱀파이어

드라마의 중반부터 고대 유적의 어둠 속에서 살아온 초자연적인 존재가 무시무시한 모습을 드러낸다. 긴 손가락에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피를 마시는 그는 기적을 부르는 ‘천사’로 불리기도 하나 결국 섬 전체의 재앙으로 이어지는 불가사의한 괴물이 된다. 신이 인간 세상에 개입하기 위해 보낸 천사는 날개가 있으며, 인간이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중세 화가들은 아기 같은 모습으로 천사를 묘사하기도 했으나, 플래너건 감독은 호리호리하고 키가 큰 괴물 같은 모습의 천사를 그렸다. 주로 괴물 연기를 전문으로 한 배우 퀸튼 보스클레어(Quinton Boisclair)가 장시간에 걸친 분장을 하고 괴물 같은 천사를 연기하였다.

홍보 영상 <A Taste of Blood>의 ‘천사’ 장면

 

신부 역의 배우 해미시 링클레이터

감독의 이전 작품처럼 캐릭터 묘사가 세밀하며 이를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 또한 뛰어나다. 특히 드라마의 모든 전개 과정의 주역인 ‘몬시뇰’ 신부 역의 배우 해미시 링클레이터(Hamish Linklater)의 열연에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주민들에게 부활을 종용하는 강연 장면에서 힘 있고 명확한 발성을 보여주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컬럼비아 대학에서 연기와 발성을 가르친 저명한 전문가다. 어머니에게서 연기와 발성을 배운 그는 여덟 살부터 셰익스피어 연극에서 연기했고, 지난 20여 년 동안 TV와 연극 무대에서 활약한 베테랑이다. 드라마의 유일한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베브 킨’ 역의 사만사 슬로얀(Samantha Sloyan)의 연기 역시 호평을 받았다.

해미시 링클레이터와 사만사 슬로얀의 인터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