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전 세계 음악 시장에서 6위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다. 여기에서 딱 여덟 계단을 내려가면 스웨덴이 있다. 누군가는 그곳을 아바(Abba)의 나라로 기억할지도, 또는 아비치(Avicii)의 나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살아 숨 쉬는 현재 스웨덴 음악 신이 의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음악팬들이 특히 사랑하는 아티스트가 있다. 어쩐지 차갑고 약간은 어두운 북유럽 날씨를 닮은 노래들.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노래들이다. 지금껏 국적을 모르고 들었다면, 이번엔 알고 들어보자. 아는 만큼 들릴 것이다.

 

스웨덴을 처음 주목하게 만든 보랏빛 알앤비, 스노 알레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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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 알레그라(Snoh Aalegra)는 스웨덴에서 태어난 이란과 스웨덴의 혼혈이다. 몇 년 전부터 사운드클라우드나 유튜브에 떠돌던 그녀의 음악을 가벼운 마음으로 클릭했다가 팬이 되어버린 경우가 많다. 선명한 멜로디나 강력한 사운드로 정신을 못 차리게 만드는 쪽보다는 어느새 스며든 감정이 번져나가게 하는 음악에 가깝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도 사람들에게 뭔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음악이라고 한다. 1집과 2집의 제목이 <Feels>와 <Ugh, those feels again>이기도 하다. 전자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과 그의 가라앉은 듯하지만 날카로움이 살아있는 목소리는 새로운 알앤비의 전형을 보여준다. 스노 알레그라는 제이 지(Jay-Z)의 소속사인 Roc Nation 소속되어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기브온(Giveon), 블랙(6lack) 등과도 협업하며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노 알레그라 NPR뮤직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 영상
‘I Want You Around’

 

어둡지만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는 위노나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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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노나 오크(Winona Oak)는 스웨덴의 섬 지역인 솔레뢴에서 태어난 음악가다. 그의 등장은 시아(Sia)의 시작과 닮은 구석이 있다. 위노나 오크는 체인스모커스의 ‘Hope’에 피처링하며 이름을 알렸는데, 시아 역시 데이비드 게타의 히트곡 ‘Titanium’를 통해 본격적으로 메이저 신에 등장했다. 동굴 속에서 노래하는 듯한 깊은 울림과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은 클래식한 보컬은 시아와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를 동시에 떠오르게 한다. 우울하지만 감정이 폭발적인 음악들이다. 위노나 오크는 스웨덴 음악의 특징인 전자음을 적절히 활용해 심연으로 빠져들 것 같은 보컬과 사운드의 균형을 맞춘다. 특별히 ‘Lonely Hearts Club’을 추천한다. 시네마틱한 전개와 감정을 뒤흔드는 힘이 있는 곡이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16>에도, 또 얼마 전엔 국내 전자제품 CF에 삽입되기도 했다. 이제 막 자신의 색을 만들어가고 있는 뮤지션이기에 앞으로 기대해봐도 좋겠다.

이바다, 위노나 오크 ‘Lonely Hearts Club’
위노나 오크 ‘Fix You’ 콜드플레이 커버

 

맑고 차가운 스웨덴을 닮은 그룹 에스트라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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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라덴(Estraden)은 스웨덴의 혼성 그룹이다. 여성 멤버인 루 앨리엇(Lou Elliotte)이 보컬을 담당하고 있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긴 해도 다른 두 멤버 Carl Silvergran, Felix Flygare Floderer가 정체성의 핵심인 작곡을 담당하고 있다. 에스트라덴은 앞서 소개한 뮤지션에 비해 해외보다는 스웨덴 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곡을 스웨덴어로 노래한다. 의미를 헤아리긴 어렵지만 작게 반짝이는 물결 같은 전자 사운드와 이를 뚫고 나오는 꾸밈없고 청량한 목소리의 조합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스트라덴은 다른 스웨덴 음악가들과 협업도 활발히 하고 다채로운 분위기의 음악을 시도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Aldrig mer vara du’, ‘Dansar med mig sjalv’, 그리고 스웨덴 차트 2위와 세 번의 플래티넘을 기록한 곡 ‘Bra for dig’를 들어본다면, 이들의 음악을 맛보는 데 탁월한 선택일 것이다.

에스트라덴, Victor Leksell ‘Bra för dig’
에스트라덴 ‘Dansar med mig själv’

 

Writer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신샘이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