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에 이르는 하드록 전성기 시절에 결성되어 이제 50여 년 이상 현역으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록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가고 힙합과 댄스 음악, 매시업이 대세를 이루지만, “록은 죽지 않는다”라면서 무대 위의 라이브 연주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때로는 예전의 히트곡이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되어, 수십 년 만에 스트리밍 차트에 다시 등장하거나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 수를 올리기도 한다. 1960년대 후반이나 1970년대 초반에 결성되어 전성기를 누렸던 정상의 록 밴드 중 여전히 무대에서 뜨거운 연주를 펼치는 다섯 그룹을 꼽아 보았다.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

기타 리프로 유명한 명곡 ‘Free Bird’(1973)로 단번에 정상에 오른 서던 록 밴드. 1964년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결성되었고, ‘레너드 스키너드’라는 독특한 밴드 이름을 갖게 된 때가 1969년, 명반으로 손꼽히는 데뷔 앨범을 냈을 때가 1973년이니, 밴드의 역사는 60년을 바라보고 있다. 1977년 비운의 비행기 사고로 보컬리스트 로니 반 젠트가 일찍 사망했지만, 10여 년 후 그의 동생 자니 반 젠트와 원년 멤버 게리 로싱턴을 중심으로 팀을 재결성하여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0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고, 이제까지 판매한 앨범은 2,800만 장에 이른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65만 명에 누적 조회 수 6억 회를 넘어서, 온라인에서도 여전히 뜨거운 밴드로 남았다.

조회 수 5,900만의 레너드 스키너드 공연 실황 ‘Simple Man’(2015)

 

지지 탑(Z. Z. Top)

1969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결성된 3인조 블루스 & 하드록 밴드로, 블루스 스타 ‘지지 힐’(Z.Z. Hill)에서 밴드 이름을 착안하였다. 가슴까지 닿는 턱수염, 짙은 선글라스와 독특한 모자를 쓴 비주얼로 MTV에서 인기를 끌었고, 여덟 번째 앨범 <Eliminator>(1983)가 인기를 끌면서 정상에 우뚝 섰다. 이제까지 15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여 5,000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고, 2004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유튜브 구독자는 34만 명에 누적 조회 수 2억 회를 넘어서면서 온라인에서도 인기다. 하지만 올해 7월 베이시스트 더스티 힐이 72세 일기로 사망하여, 밴드 결성 51년만에 처음으로 멤버가 바뀌게 되었다. 밴드의 오랜 기타 테크 ‘엘우드 프란시스’가 새로운 멤버로 발탁되었고, 올해 말 열여섯 번째 정규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대 히트곡 ‘Gimme All Your Lovin’’의 실황 연주(2016)

 

저니(Journey)

레전드 기타리스트 ‘닐 숀’을 중심으로 197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한 밴드로, 일곱 번째 앨범 <Escape>(1981)에 수록된 ‘Don’t Stop Believin’’과 ‘Open Arms’의 세계적인 히트로 미국을 대표하는 밴드 반열에 올랐다. 그들이 판매한 앨범은 8,000만 장에 이르지만, 인기 보컬리스트 ‘스티브 페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공연에 열정을 잃고 탈퇴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Don’t Stop Believin’’이 인기 드라마 <소프라노스>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면서 스트리밍 차트에 등장했고, 곧 이어 스티브 페리의 가창력에 필적하는 필리핀 출신의 모창 가수 ‘아넬 피네다’를 유튜브에서 발굴하여 예전의 인기와 활기를 되찾았다. 2017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었다.

아넬 피네다 영입 후 저니의 ‘Don’t Stop Believin’’ 공연(2017)

 

반 헤일런(Van Halen)

1972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기타리스트 ‘에드워드 반 헤일런’을 중심으로 결성된 그룹. 데뷔 음반 <Van Halen>(1978)와 여섯 번째 앨범 <1984>(1985)를 각각 1,000만 장 이상 판매하여 헤비메탈 전설의 밴드가 되었다. <1984>에 수록된 ‘Jump’는 밴드를 대표하는 히트곡으로, 스포츠 행사 등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익숙한 곡이다. 창단 때부터 함께 한 보컬리스트 ‘데이비드 리 로스’에 이어 1985년부터는 밴드 몬트로즈(Montrose) 출신 ‘새미 하거’가 보컬을 맡았고, 최근에는 데이비드 리 로스가 다시 합류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열 두 장의 정규 음반으로 8,000만 장의 앨범을 판매하였고, 2007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하지만 2020년 그룹의 간판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 암으로 사망하여, 지금은 그룹 활동이 잠정 중단되었다.

창단 보컬리스트 데이비드 리 로스가 합류한 후의 ‘Jump’ 공연(2015)

 

예스(Yes)

1968년 영국에서 결성된 예스(Yes)는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을 대표하는 밴드다. 이제까지 수많은 멤버 교체와 음악적 변화를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밴드 명맥을 유지하였고, 이제까지 밴드를 거쳐간 실력파 뮤지션은 20여 명에 이른다. 네 번째 앨범 <Fragile>(1973)의 ‘Roundabout’ 인기에 이어, 뉴웨이브를 받아들인 열한 번째 앨범 <90125>(1983)에 수록한 ‘Owner of Lonely Heart’가 빌보드 차트 톱까지 올랐다. 밴드 리더 ‘크리스 스콰이어’가 2015년 백혈병으로 사망했고, 음악의 핵이었던 보컬리스트 존 앤더슨(Jon Anderson)과 키보드 레전드 ‘릭 웨이크먼’은 탈퇴하여 별도의 ‘예스 feat. ARW’란 이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남은 멤버들이 2018년 밴드 50주년 공연을 위해 다시 모였고, 스물 두번째 앨범 <The Quest>(2021) 발매를 앞두고 있다.

존 앤더슨, 트래버 래빈, 릭 웨이크먼이 함께 연주한 ‘Owner of Lonely Heart’(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