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갑자기 취소되었던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이 올해는 예정대로 3일 동안 열렸다. 하지만 올해 95세의 페스티벌 창설자 조지 윈(George Wein)은 바깥 여행이 쉽지 않은 고령이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통산 67번째 행사에 참석할 수 없는 아쉬움을 전했다. 그 대신 2016년부터 아트 디렉터를 맡은 크리스찬 맥브라이드가 미국에서 최초로 열린 유서 깊은 실외 재즈 페스티벌을 진두지휘했다. 지금으로부터 70여 년 전인 1953년, 뉴포트에 살던 재즈 애호가 일레인 로릴라(Elaine Lorillard)가 남편과 함께 보스턴의 재즈 피아니스트 조지 윈을 찾으면서 페스티벌 역사가 시작되었다.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 2021의 오프닝 밴드 ‘크루앙빈’ 소개 팬 메이드 영상

조지 윈은 보스턴 출신으로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의대를 지망했으나, 보스턴대 의예과에 다니다가 중도에 음악으로 방향 선회하여 직업적인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1947년, 그의 공연을 취재하러 온 아프리카 아메리칸 대학생을 만나 사랑을 키웠다. 재즈 애호가였던 두 사람은 양가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함께 살면서 꿈을 키웠고, 1959년는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려 아내가 병으로 사망하는 2005년까지 해로하였다. 두 사람은 같이 여행하기조차 어려웠던 당시 환경을 극복하고, 함께 재즈 페스티벌 사업을 키워 나갔다. 1870년대에 세워진 뉴올리언스의 유서 깊은 타운하우스 건물은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The George and Joyce Wein Jazz & Heritage Center’라 명명하였다.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의 가장 유명한 연주, 마일스 데이비스의 ‘Round Midnight’(1955)

페스티벌 역사의 시작은 1953년의 어느 날부터다. 뉴포트에 살던 재즈 애호가 일레인 로릴라(Elaine Lorillard)와 그의 남편이 친지들과 함께 보스턴의 재즈 클럽 ‘스토리빌’(The Storyville)을 찾아와 그곳을 운영하던 조지 윈을 처음으로 만났다. 그들은 재즈에 관한 대화를 나누다가 재즈 페스티벌에 대해 뜻이 맞았고, 바로 이듬해 망설이지 않고 실현에 옮겼다. 로릴라 부부로부터 2만 달러를 조달하여 1954년 뉴포트의 포트 아담스 주립공원에서 첫 페스티벌을 열었고 11,000명의 재즈 팬들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페스티벌을 기획한 웨인은 점점 명성을 얻었으나 빚도 함께 늘었다. 그의 부인은 생화학자로서 직업을 포기하고 두 사람은 공연 기획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나섰다. 1959년에는 Newport Fork Festival을 시작하였고, 1970년에는 뉴올리언스 재즈 & 헤리티지 페스티벌을 열었다. 그들이 이제까지 기획한 음악 행사는 줄잡아 수백 건이 넘는다.

<The Godfather of Music Festivals: George Wein at 90>

1958년에는 유명한 패션 포토그래퍼인 버트 스턴(Bert Stern)이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을 사진 대신 영상으로 담았고, 이를 편집한 다큐멘터리 영화 <Jazz on a Summer’s Day>에 현장이 고스란히 남았다. 그때 뉴포트 앞바다에서 열린 ‘아메리카 컵’ 요트 대회와 함께, 동네의 한적한 거리, 객석에서 재즈 음악을 즐기는 힙스터들의 모습이 기록으로 남아 소중한 재즈 유산으로 남았다. 이 영화는 로튼토마토 100%의 평점을 받았고, 1999년 국회의사당에 영구 소장되었다. 또한 개봉 60주년을 맞은 2019년에 4K 컬러 영화로 재탄생해 미국과 일본에서 다시 개봉했다. 지미 주프리부터 델로니어스 몽크, 소니 스팃, 아니타 오데이, 조시 쉬어링, 다이나 워싱턴, 제리 멀리건, 빅 메이벨, 척 베리, 치코 해밀턴, 루이 암스트롱, 그리고 마할리아 잭슨까지 전설적 재즈 스타들의 전성기 실황 모습을 감상해 보자. 

다큐멘터리 <Jazz on Summer's Day>(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