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글 ‘Way Out’을 발표한 마미야(Mamiya)는 비록 ‘방구석 음악가’ 이미지를 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요즘 미국에서 가장 주목 받는 브랜드 중 하나인 ‘선데 스쿨’(Sundae School)의 캠페인에 음악은 물론 모델로서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일본 중견 만화가 타카하시 요스케(高橋葉介)의 작품 <몽환신사>에 등장하는 어중간하지만 사려 깊은, 관망하는 듯하지만 능력도 있는, 그런 ‘무겐 마미야’(夢幻魔実也)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 길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 깜깜한 동굴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거기서 구멍을 내고 탈출하겠다는 생각을 담은 ‘Way Out’과 열심히 일해온 아버지를 보고 쓴 ‘Workin’’까지, 정식으로 처음 발표한 두 곡만 들어도 이미 마미야라는 음악가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독특한 이 음악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했고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요?

A 스물한 살? 2016년도에 처음 맛을 본 거 같아요. 그때는 얼마나 멀리 가야 할 지도 몰랐어요. 피아노를 꽤 오래 치고, 중학교 때는 밴드도 만들어 봤지만 음악에 전적으로 뛰어드는 것은 두려워서 미술로 진로를 잡았어요. 그렇게 대학교까지 와봤더니 미술로는 록스타가 되기 쉽지 않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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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정식으로 음원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었어요. 사운드클라우드 활동은 언제부터였나요?

A 일렉트로닉을 지금도 정말 좋아하고 옛날에도 정말 좋아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음악 장르의 음악이 사운드 클라우드에 많이 생겼지만, 제가 처음 접했던 당시 사운드클라우드는 거의 일렉트로닉 프로듀서들의 놀이터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새롭고 다양한 일렉트로닉 음악을 찾으려고 사운드클라우드를 이용했어요. 첫 업로드는 아마도 20살 때였어요. 그때 음악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멋져서 마구잡이로 만들어서 올렸어요.

 

Q 라이카, 제이에스티나 등 브랜드의 광고 음악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광고 음악은 어떤 계기로 하게 되었나요? 사운드 메이킹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나요?

A 음악으로 돈 벌기를 정말 간절히 원했어요. 어떤 방식이든 상관없으니 내 음악이 필요하다면 내가 음악가로 살 수 있는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 같아서요. 처음에는 금액 상관없이 용돈 벌이 수준으로 한 번 하고 밥 한 번 사먹고 이런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노하우도 책임도 어느 정도 생겨서 꾸준히 해 나가고 있어요. 아무래도 상업적인 의도로 사운드를 꽉꽉 채워서 만들어야 하다 보니 크게 제 뜻을 펼치며 만들진 않지만, 음악 오타쿠의 시선으로 내 비전이 맞다고 확신이 드는 부분에서는 뜻을 밀어붙이기도 해요. 광고라고 해도 결국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니까요.

 

Q 시기별로 영향을 받은 음악 장르나 음악가가 있다면요?

A 중학교 1학년 때 등교를 준비하며 아침을 먹는데 라디오에서 Black Eyed Peas의 Boom Boom Pow가 나왔어요. 그때부터 인생이 변했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 전까지는 음원 차트 순으로 쭈르륵 음악을 들었고 그렇게 흥미도 없었는데, 순간 학교고 뭐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그렇게 Black Eyed Peas 앨범 다 사 모으고 아직도 가끔 들어요. 그 이후로는… 정말 종횡무진하듯 모든 장르 다 찍어 먹어봤어요. 중학교는 내내 Eminem과 Green Day를, 고등학교 때는 계속 Green Day와 블링크-182부터 AC/DC, Metalica까지 갔죠. 이후에 더 강력한 걸 원해서 Skrillex의 초창기를 접하고 베이스 음악에 빠져 살았어요. 귀가 점점 지쳐서 The Real Group의 아카펠라만 한동안 듣기도 하고. 그러다 어른이 돼서 스무 살 생일 즈음에 FKJ의 음악을 듣고 답을 찾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랩도 하고 장난도 치고 싶으니까 Odd Future와 Tyler, the Creator를 롤모델로 삼아도 봤어요.

 

 

Q 요즘 하는 음악을 스스로 소개해주세요.

A 저는 음악을 말로 묘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서 색깔을 이용해서 설명하는 것을 좋아해요. 예를 들어 제가 좋아하는 FKJ나 Pharrell의 음악을 들으면 파란색이나 보라색 계열이 생각나는데, 제가 지금 만드는 음악도 스스로 들었을 때 파란 느낌이길 원하면서 만들어요. 그게 가끔 질리면 빨갛거나 까만 음악도 만들어보고 좋은 느낌이면 더 만들어보는 식으로 이야기를 늘려가요.

 

Q 이번에 싱글을 발표하면서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부모님과 누나가 엄청 좋아해 주셨어요. ‘미술 공부하는 척하면서 서울에서 대학 생활하더니 갑자기 음악을 하고 있다니.’ 하시면서요. 그것 말고는 외부적으로 친구가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고, 스스로 이젠 정말 음악뿐이라고 선언한 것 같아서 항상 설레요. 그 동안 계속 애매하게 걸쳐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Q 앞으로 계획은요?

A열심히 음악 만들어서 이번 년도 중후반에는 뭔가 내고 싶어요. 사운드클라우드와 싱글 음악에 익숙해서 여러 음악으로 서사를 만든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데 계속 시도해보고 멋진 묶음을 만들고 싶어요.

 

마미야 인스타그램

 

인터뷰 박준우

 

Writer

케이팝, 국악, 인디, 재즈 등 장르와 영역을 가리지 않고 글을 씁니다. 재즈피플에 조금씩 글을 쓰고 있고, 힙합엘이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습니다. 가끔 기획도 하고, 진행도 하고 심사도 참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