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11개 부문 수상작 <타이타닉>(1997)에서 ‘로즈’ 역을 연기했던 배우 케이트 윈슬렛(Kate Winslet). 지난해에는 HBO의 7부작 미니시리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Mare of Easttown)에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메어’ 역으로 등장했다. 당시 초반 잠깐 나왔던 베드신에서 카메라에 노출된 몸의 보정이나 삭제를 거부했던 사실이 밝혀지며 더욱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은 로튼토마토 93%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모든 언론이 필라델피아 지역의 억양까지 연기한 케이트 윈슬렛의 열연에 극찬을 쏟아냈다.

HBO 미니시리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2021) 예고편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한 ‘메어’ 캐릭터는 필라델피아 인근의 작은 마을 이스트타운의 강력계 형사다. 4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이혼한 전 남편이 바로 이웃집에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자살한 아들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할머니 노릇을 하는 데다, 1년이나 지난 여학생 납치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또다시 살인 사건을 떠안게 되었다. 하루 일상은 피곤에 찌들었고 누적된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 담배를 완전히 끊지 못한 채 전자담배 신세를 진다. 1975년생으로 올해 40대 중반에 접어든 케이트 윈슬렛은 ‘메어’ 캐릭터에 온전히 몰입했다. 힘든 일상과 과거의 트라우마에 굴하지 않고 자신이 속한 작은 마을의 공동체 내에서 내밀하게 벌어지는 추문과 살인 사건을 밝혀 나가는 억센 캐릭터를 창조한 것이다.

미니시리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메이킹 영상

영국 출신의 케이트 윈슬렛은 솔직하고 진지한 자세로 캐릭터 연기에 몰입하며, 할리우드 스타일의 구식 관습을 당당히 거부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는 감독이나 제작자의 특정 체형 요구나 언론의 사진 보정을 거절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윈슬렛은 보톡스와 성형수술을 반대하며 자연스런 노화 과정을 당연시하고 이를 억지로 숨기지 않는다. 이를 옹호하는 동료 영국배우 엠마 톰슨, 레이첼 와이즈 등과 함께 영국 안티 성형수술 연합(British Anti-Cosmetic Surgery League)을 구성하기도 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첫 에피소드의 노출신에 그의 자연스러운 몸이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잡혔는데, 감독의 삭제 권유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HBO에서 보낸 포스터 역시 자신의 사진에 나온 피부를 보정하였다며 두 번이나 되돌려 보냈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했다.

케이트 윈슬렛의 노출신 삭제 권고 거절을 보도한 유튜브 영상
HBO의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