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무인도에 대한 판타지를 꿈꾼다. 동경하는 이와 함께 외딴 무인도에 낙오되어 오두막을 짓고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랑에 빠진다는 이국적인 로맨틱 드라마 말이다. 이런 무인도 판타지를 대리 만족하는 장르 영화가 등장했지만, 뻔한 스토리와 진부한 클리셰 탓에 평론가들의 혹평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배우들의 노출 연기로 상업적으로 성공하거나 때때로 청춘 스타를 낳기도 했다. 무인도에서 사랑이 싹트는 로맨스 영화 중 의미 있는 세 편을 뽑아 보았다.

 

<블루 라군>(1980)

1908년에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각색해 여러 편의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브룩 쉴즈(Brooke Shields)가 미모의 스타로 발돋움한 세 번째 작품이 가장 유명하다. 남태평양의 무인도에 사촌 간의 두 어린이가 고립되어 사춘기를 지나며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의 13배를 벌어들이는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당시 14세의 어린 나이였던 브룩 쉴즈가 노출이 심한 연기를 펼쳐 논란이 되었으며, 그해 신설된 골든 라즈베리 영화제의 최악의 여배우상을 받기도 했다.

영화 <블루 라군>(1980) 하이라이트

이 영화의 성공에 힘입어 유사한 영화들이 계속 제작되었다. 그로부터 2년 후에는 19세 모델 피비 케이츠(Phoebe Cates)가 출연한 영화 <파라다이스>(1982)가 <블루 라군>의 모방 영화라는 비난을 받았다. 후속작을 표방한 <블루 라군2>(Return to the Blue Lagoon)(1991) 역시 15세의 밀라 요보비치(Milla Jovovich)를 내세워 ‘Exotic Teen’ 장르 영화로 분류되기도 했다. 논란을 의식한 듯 최근에는 20대 배우들을 내세운 <블루라군 : 더 어웨이크닝>(2011)이 나왔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영화 <파라다이스>(1982)는 피비 케이츠가 직접 부른 테마곡이 더 유명하다

 

<식스 데이 세븐 나잇>(1998)

남태평양의 휴양지에서 낡은 경비행기를 운행하는 중년의 조종사와 뉴욕 패션잡지의 젊고 세련된 에디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비행기 사고로 인해 외딴 섬에서 여섯 밤을 함께 보내며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틱 코미디다. 로튼토마토 38%의 낮은 평가를 받았지만 영화관에서 1억 6,000만 달러를 거두어 상업적으로 반전을 이루었다. 당시 할리우드 최고의 남자 배우로 꼽히던 해리슨 포드와 유망주로 꼽히며 첫 주연을 맡은 앤 헤이치(Anne Heche)가 어울리지 않는 커플로 출연했다. 하지만 앤 헤이치는 캐스팅 직후 할리우드 셀럽 엘런 드제너러스(Ellen DeGeneres)와의 동성 관계가 알려지면서 당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비행 면허증을 소지한 해리슨 포드가 직접 비행기를 운행하는 장면을 연기했으며, 영화에 나오는 비경은 하와이의 카우아이(Kauai) 섬에서 촬영하였다.

영화 <식스 데이 세븐 나잇>(1998) 예고편

 

<스웹트 어웨이>(2002)

1974년에 제작된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를 미국판으로 리메이크했다. 영화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팝스타 마돈나(Madonna)가 출연하여 무인도에서 가난한 이탈리아 선원을 사랑하게 되는 미국의 부유한 여인을 연기했다. 원작의 주연을 맡았던 지안카를로 지안니니(Giancarlo Giannini)의 아들 아드리아노(Adriano)가 같은 역을 맡아 화제였다. 하지만 로튼토마토 5% 등 최악의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제작비의 10%에 못 미치는 100만 달러를 벌어들여 상업적으로도 실패였다. 평론가들은 이탈리아 원작에는 높은 점수를 준 반면에, 리메이크 영화에는 최악의 평가를 내렸다. 마돈나는 “영국 사람들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영화를 깎아내린다”며 불만을 터뜨렸으며, 결국 마돈나가 주연급으로 출연한 마지막 영화가 되었다.

영화 <스웹트 어웨이>(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