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이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Walking Dead)에 처음 등장했을 때가 20대 후반. 하지만 그의 모습은 나이에 비해 훨씬 어려 보였다. 원작을 모르는 이에게는 잠깐 단역으로 출연했다가 곧 좀비에 의해 최후를 맞을 것 같은 여린 인상이었지만, 그는 회가 거듭될수록 강인한 전사로 성장하면서 2016년 시즌 7까지 살아 남았다. 이후에도 그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옥자>(2017), <버닝>(2018), <미나리>(2020)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스타로 부상했다. <미나리>의 촬영을 마친 그가 잠시 짬을 내어 단편영화 <Naysayer>에 출연했다. 약 8분동안 이어지는 전화 대화를 통해 고뇌에 찬 젊은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어 또는 한국어 자막을 선택하여 볼 수 있다.

단편영화 <Naysayer>(2020)
* 줄거리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깨진 휴대폰 액정화면을 통해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거칠고 황량한 고속도로를 운전하면서 전화를 통해 아이를 볼 수 없게 된 젊은 아버지의 고뇌와 격정이 드러난다. 전화 상대방은 헤어진 아내로 목소리를 연기한 알라나 마스터슨(Alanna Masterson) 역시 <워킹데드>에서 ‘타라’ 역을 맡았다가 얼마 전 시즌 9에서 하차한 배우다. 차 뒷자석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계속 들리지만, 그 소리는 허탈한 아버지의 귓속에서 들리는 환청으로 밝혀지게 된다. 이 영화는 광고와 뮤직드라마를 주로 제작한 감독 데이비드 헬맨(David Helman)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