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곡 ‘Hurt’는 인더스트리얼 로커 트렌트 레즈너의 원맨 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가 1996년 발표하여 그래미 베스트 록 후보에 오른 곡이다. “I hurt myself today to see if I still feel”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이 곡은, 자해와 마약 중독에 관한 가사를 담아 논란을 낳았다. 이 곡을 71세의 레전드 컨트리 가수가 리바이벌하였고,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VMA)에서 20여 차례 수상한 명감독 마크 로마넥(Mark Romanek)이 그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뮤직비디오에 담았다. 감독은 장기간 문을 닫았던 개인 박물관 <House of Cash>를 둘러보고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잡았다. 여기에 함께 출연한 자니 캐시의 아내 준 준 카터(June Carter)는 촬영 3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고, 당뇨성 자율신경 이상증세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그 역시 4개월 만에 아내의 뒤를 따랐다.
이 뮤직비디오는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MTV VMA ‘올해의 비디오’ 포함 4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최우수 촬영 부문 수상에 그쳤다. 이 뮤직비디오를 누르고 ‘Cry Me a River’로 최우수 남자 비디오상을 받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수상 소감을 위해 무대에 올라, “말도 안 된다. 채점을 다시 해야 한다”면서, “나의 할아버지는 자니 캐시의 노래를 들으며 나를 키웠다. 그는 누구보다 충분히 이 상을 받을 만하다”고 그에게 영광을 돌렸다. 자니 캐시의 ‘Hurt’는 그 해 컨트리 뮤직 어워드(CMA)에서 ‘올해의 싱글’을 수상했고, 이듬해에는 역대 최고의 컨트리 뮤직비디오로 선정되었다. 또한 타임지는 역대 최고의 뮤직비디오 30선 중 하나로, NME(New Music Express)는 역대 최고의 뮤직비디오로 선정하였다.
자니 캐시는 1950~1960년대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컨트리 가수다. 그가 판매한 음반은 9,000만 장에 이를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지만, ‘무법자’(Outlaw)나 ‘검은 옷의 남자’(Man in Black)와 같은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반항적인 기질로 유명했다. 마약 복용과 투옥, 그리고 난잡한 사생활을 바로잡은 사람이 동료 가수였던 준 카터(June Carter) 였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난지 13년째인 1968년에 결혼하여 2003년 같은 해 사망할 때까지 35년의 생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의 드라마틱한 로맨스는 영화 <앙코르>(Walk the Line, 2005)에서 호아킨 피닉스와 리즈 위더스푼의 연기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5개 부문 후보에 오른 화제작으로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 감독
- 제임스 맨골드
- 출연
- 호아킨 피닉스, 리즈 위더스푼
- 개봉
- 2005
전성기를 한참 지나 대형 음반사에서 외면하던 그를 다시 무대로 돌아오게 만든 사람이 비스티 보이즈, LL 쿨 J, 제이 지(Jay Z) 등을 낳은 명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이었다. 그는 왕년의 컨트리 스타와 깊은 정을 나누면서 다섯 장의 <American> 시리즈(1994~2010)를 남겼고, 이 중 첫 음반 <American Recordings>(1994)으로 그래미를 수상하였다.
자니 캐시는 음악을 쉬지 말라는 아내의 유언을 따라 혼자 남은 마지막 4개월 동안 휠체어를 타고 40여 곡을 더 녹음했는데, 그의 사망 후 후 릭 루빈은 슬픔에 잠겨 2년 동안 이를 들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American V>(2006), <American VI>(2010), <Out Among the Stars>(2014)는 사후 한참을 지나 발매되었다. 뮤직비디오 중간에 아기의 모습으로 잠깐 등장한 자니 캐시 부부의 아들 자니 카터 캐시 역시 현재 가수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