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비극은 대체로 현실이 두 사람의 몸과 마음을 강제로 구속하고 떨어뜨리는 데서 출발한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속 두 원수 가문에서 피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대표적이다. 인류사 가장 유명한 사랑 이야기를 모티프에 둔 이 단편은 좁은 복도를 걸어오는 ‘줄리엣’을 비추며 시작된다. 스치는 한심한 이야기들을 뒤로하고, 그의 앞에 ‘율리아’가 나타난 후에야 공기가 뒤바뀐다. 잠시 흘러나왔던 음악이 멈추고, 율리아와 줄리엣은 잠시 재회해 진한 키스를 나눈다. 

* 영어 자막이 있습니다.
** 아래 줄거리에 관한 스포일러가 다소 있습니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10대 청소년의 러브 스토리인줄 알았던 줄거리는 이곳이 단순한 학교가 아님이 드러나며 긴장감이 증폭된다. 이들의 사랑이 피어난 곳은 여성 청소년 범죄자들을 위한 구금 시설. <로미오와 줄리엣>(1597)의 배경 베로나보다 더욱 암울하고, 훨씬 자유가 허락되지 않은 곳이다. 게다가 줄리엣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지만, 율리아의 자유는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이내 두 사람의 관계와 감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단편 <율리아 & 줄리엣>(2018)은 시시때때로 두 사람을 근접 샷으로 비추며 그들의 감정을 더욱 강렬하게 비춘다. 꽉 찬 화면과 함께 1대1에 가까운 4X5의 가로세로 비율은 작품의 공간 배경처럼 폐쇄적이고 갑갑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그럴수록 더욱 가까워지는 인물들의 친밀감을 형상화한다.

‘베를린 국제 영화제 2019’, ‘샌프란시스코 국제 LGBT+ 영화제 2019’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연출을 맡은 네덜란드 배우이자 감독 자라 드빈거의 작품을 그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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