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팬더믹 봉쇄 상황이 장기화하고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을 받자 40여 년 만에 다시 주목받는 노래가 있다. 1970년대 디스코 열풍에 불을 붙인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8)의 타이틀곡, 비지스(Bee Gees)의 ‘Staying Alive’(살아남기)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토니 마네로 역을 맡은 존 트라볼타가 뉴욕 시내를 걸어가며 나오는 이 곡은 4주 연속 빌보드 차트 수위에 오르며 영화의 폭발적 흥행을 이끌었다. ‘어떻게 하든지 살아남아라’는 노래 의미가 장기간에 걸쳐 ‘집콕’을 해야 하는 현재의 판데믹 상황에 맞아떨어진 것이다.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의 오프닝 타이틀 ‘Staying Alive’

이 곡은 팬더믹 이전에도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응급 상황에서 심폐소생술(CPR)을 가르치는 교육 시간에 흉부 압박 속도를 예시하는 기준으로 유용하게 쓰였다. 이 곡의 박자는 분당 104회, 흉부 압박 가이드인 100~120회의 범위에 들어올 정도로 빠른 곡이다. 이 사실은 시트콤 드라마 <오피스>의 시즌 5 (2008년 방영)에 처음 알려졌고, 그 후로 인기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시즌 11 (2015년 방영) 에피소드 15에 다시 소개되면서 광범위하게 알려져, 이제는 심폐소생술을 가르치는 동영상이나 교육 시간에 이 곡을 들을 수 있다.

CPR 교육 영상 <Stayin’ Alive with Hands-only CPR>

이 곡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팬더믹 재난 속에 다양하게 패러디되는 곡 중의 하나다. 최근에는 미국 내쉬빌의 뮤지션들이 ‘집콕’하라는 의미로 이 곡을 ‘Stay Inside’로 살짝 비틀어 부르면서 유튜브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380만 조회 수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전성기의 비지스(Bee Gees) 세 형제

원곡을 만든 삼형제 그룹 비지스(Bee Gees)는 막내 모리스 깁이 2003년에, 둘째 로빈 깁이 2012년 사망하여 맏형 베리 깁이 홀로 남았지만, 그는 70대의 나이에 여전히 솔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올해 1월에 발매한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Greenfields>에서 그는 먼저 떠난 동생들을 그리워하며 비지스의 옛 히트곡들을 친한 컨트리 가수들과 함께 듀엣으로 불렀다.

Brent McCollough와 그의 친구들이 부른 패러디 곡 ‘Stayin’ In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