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영화의 소재나 흥행은 당시 사회적인 재난이나 불안정한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대공황 시절 흥행 영화 <프랑켄슈타인>(1931)이 그랬고, 베트남전이 한창일 때는 저예산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Night of the Living Dead, 1968)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자 색다른 소재의 호러 영화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 편 모두 시나리오 작가나 단편 영화를 만들던 루키 감독들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His House>(그 남자의 집, 2019)

작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되어 로튼토마토 100% 승인율의 호평을 받았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편입되어 10월 말부터 스트리밍 서비스 중이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탈출하여 런던에 정착한 난민 부부가 새로운 환경에서 겪는 정신적 외상과 공포를 표현한 작품으로, 과거와 현재, 아프리카와 유럽,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이민자의 트라우마를 그렸다. 고향을 떠나 살아남은 이들의 죄책감이 남수단 종족의 미신에 존재하는 악귀 ‘아페스’(apeth)의 형태로 나타나 그들을 괴롭힌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작가 겸 감독 레미 위크스(Remi Weekes)의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그는 2017년 단편 호러 <Tickle Monster>를 SXSW에 출품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영화 <His House>(2019) 예고편
레미 위크스 감독의 단편 호러 <Tickle Monster>(2017)

 

<Come Play>(커넥트, 2020)

핸드폰이나 TV 스크린 등 디지털 기기를 통해 나타나는 괴물 ‘래리’에게 쫓기는 가족의 이야기로, 조회 수 130만을 기록한 자신의 단편 호러 <Larry>(2017)을 바탕으로 한 34세의 신예 감독 제이콥 체이스(Jacob Chase)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당초 7월로 예정된 미국 개봉 일정이 연기되어, 지난해 10월 말 할로윈 공휴일에 맞춰 개봉했다. 로튼토마토 56% 승인율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개봉 첫 주 수위에 오르며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 아래서도 박스오피스에서 호성적을 거두었다. 우리나라에서 <커넥트> 라는 제목으로 내년 1월 개봉 예정.

영화 <Come Play>(2020) 예고편
제이콥 체이스 감독의 단편 호러 <Larry>(2017)

 

<The Vigil>(2019)

유대교의 장례 풍습에 따라 밤새 시신을 지키는 비질(Vigil) 의식에서 저승사자 같은 악령 ‘디벅’(dybbuk)과 마주한다는 설정. <The Clarity>(2018), <Dahlia Black>(2019)를 내놓은 미스테리 작가 키스 토마스(Keith Thomas)의 영화감독 데뷔작으로, 블룸하우스의 제이슨 블룸이 책임 프로듀서를 맡고 북미 배급권까지 확보하였다. 지난해 9월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된 후 로튼토마토 92% 승인율의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피해를 본 작품으로, 2020년 유럽에서 제한 상영된 후 미국 시장은 배급권을 넘겨받은 IFC Midnight에 의해 내년 2월 말 개봉할 예정.

영화 <The Vigil>(2021)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