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밍거스(Charles Mingus)는, 1950년대 초부터 젊고 유능한 뮤지션들을 모아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모색했다. 재즈 베이스 연주자의 한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밴드 리더와 작곡가의 능력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8~10명의 중형 규모 빅밴드를 구성하여 멤버에게 악보를 제공하거나 사전에 음계를 지정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직접 전해주는 감정이나 개략적인 설명에 따라 연주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밍거스는 이를 ‘재즈 워크숍’(Jazz Workshop) 또는 ‘작곡가 워크숍’(Composers Workshop) 이라 불렀고 여기에 참가한 연주자들은 ‘재즈 대학’(University for Jazz) 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평론가들은 프리 재즈의 시발점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찰스 밍거스와 재즈 작곡가 워크숍의 음반 표지

찰스 밍거스는 재즈 워크숍의 리더이자 작곡가로 활동한 10여 년 동안 다양한 멤버와 사이즈의 콤보 편성으로 명반 <Pithecanthropus Erectus>(1956)를 시작으로 약 30여 장의 음반을 발표하게 되는데, 이 중에는 재즈 역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음반과 작곡을 포함한다. 이들은 때때로 10분 이상 길이의 집단 즉흥연주 방식으로 구성되어, 밍거스가 지정한 콘셉트와 감정, 그리고 연주자들의 창작과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다. 그중에서도 재즈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네 곡을 뽑아 보았다.

 

<Pithecanthropus Erectus>(1956) 타이틀곡

밍거스가 밴드 리더와 작곡가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앨범 <Pithecanthropus Erectus>는 ‘직립원인’의 학명으로, 여기에 수록된 10분 길이의 타이틀곡은 “원숭이 조상으로부터 직립하여 성공한 인간이 자신의 욕심 때문에 파멸하게 된다”라는 현학적 콘셉트를 담았다. 애틀랜틱 레코즈와의 첫 음반으로, 향후 10년 동안 도래할 집단 즉흥연주의 발전에 신기원이 된 앨범이라는 극찬을 받았고, 펭귄 가이드의 코어 컬렉션에 포함된 명반이다.

<Pithecanthropus Erectus>에 수록한 ‘Pithecanthropus Erectus’

 

<The Clown>(1957) ‘Haitian Fight Song’

이듬해 출반한 <광대>라는 의미의 음반에 수록된 12분 이상의 긴 곡으로, 카리브해 아이티섬의 비극에 관한 밍거스의 분노를 담았다. 원래 50만 명가량의 원주민이 살던 섬나라에 스페인인이 들어와 질병과 학살 등으로 인해 전멸하게 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 곡의 앞과 뒤에 길게 이어지는 밍거스의 베이스 솔로는 편견, 증오, 박해의 감정을 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광대’라는 의미의 앨범 제목 역시 죽을 때까지 사람들을 즐겁게 해야 하는 재즈 뮤지션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The Clown>에 수록된 ‘Haitian Fight Song’

 

<Mingus Ah Um>(1959) ‘Better Git in Your Soul’

1959년에 출반된 여러 재즈 명반 중 하나로 꼽히는 앨범으로, 밍거스가 베들레헴에서 컬럼비아로 소속사를 변경한 후 첫 앨범이다. 밍거스가 가장 선호하는 여덟 명의 콤보 편성으로, 세 명의 색소폰, 두 명의 트롬본 플레이어로 구성하였다. 아홉 곡의 오리지널 중 맨 먼저 나오는 ‘Better Git in Your Soul’은 밍거스의 어린 시절 교회에서 들었던 가스펠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 가스펠 합창을 유도하는 목사처럼, 곡 중간에 밍거스의 흥을 돋우는 목소리와 박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Mingus Ah Um>에 수록된 ‘Better Git in Your Soul’

 

<The Black Saint and the Sinner Lady>(1963) ‘Group Dancers’

임펄스(Impulse!)로 이적 후 처음 내놓은 이 음반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Mingus Ah Um>과 함께 그의 대표적인 명반으로 평가된다. 밍거스 자신이 민속 무용음악이라 불렀던 이 음반은 ‘Solo Dancer’, ‘Group Dancers’와 같은 형식적 제목과 함께 세부적인 부제를 표기하여, 여섯 파트로 이루어진 발레 음악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당시 빌리지 뱅가드에서 공연 중인 밴드 리더 겸 피아니스트 밥 해머(Bob Hammer)의 11인조 빅밴드와 함께 녹음했다.

<The Black Saint and the Sinner Lady>에 수록된 ‘Track C-Group Dancers’

 

찰스 밍거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