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에 발매한 조슈아 레드맨 쿼텟의 21번째 앨범 <RoundAgain>(2020)이 많은 사람의 예상대로 그래미 재즈 연주 앨범 부문 후보에 올랐다. 네 명의 스타 뮤지션으로 구성된 이 재즈 콤보는 지난해 여름 뉴욕 허드슨 밸리에 위치한 더 팰콘(The Falcon)에서의 이틀간 공연을 계기로 25년 만에 함께 모였다. 색소포니스트 조슈아 레드맨(Joshua Redman)을 중심으로 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Brad Mehldau), 베이시스트 크리스찬 맥브라이드(Christian McBride), 그리고 드러머 브라이언 블레이드(Brian Blade)이 그들. 모두 1990년대 당시 재즈계의 주목을 받던 20대 뮤지션들로 이제 다시 모이기 쉽지 않은 거물들로 성장한 후였다.

25년 만에 재결성한 쿼텟의 더 팰콘 공연 실황(2019년 여름)

조슈아 레드맨이 세 번째 앨범 <Moodswing>(1994)을 발매할 때는 리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조슈아 레드맨 쿼텟이라 불렀지만, 이번에는 레드맨 멜다우 맥브라이드 블레이드(Redman Mehldau McBride Blade)로 표기해 네 명의 공동 작업의 산물임을 표방했다. 그리고 이번 앨범 역시 오리지널 작곡으로만 구성하였는데, 조슈아 레드맨이 3곡, 브래드 멜다우 2곡, 그리고 크리스찬 맥브라이드와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각각 1곡을 맡았다. 지난해 9월 10일 뉴욕의 스튜디오에 모여 3일에 걸쳐 녹음을 완료했고, 다행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전 모든 작업을 마쳤다. 올해 7월에 발매된 <RoundAgain>은 매타크리틱 86점을 받으며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앨범 <RoundAgain>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Right Back Round Again’

하지만 이들의 그룹 활동이 얼마나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 26년 전 이들이 처음 팀을 구성했을 때도 1년 반 정도 지속되었고, 이후 모두 각자의 밴드 리더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네 명이 완전체로 함께 모이기는 쉽지 않았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재즈계에 언급되던 소위 네오-밥 재즈(Neo-Bop Jazz)의 ‘젊은 사자들’(The Young Lions)이었다. 1960년대의 아방가르드 재즈와 1970년대의 퓨전 재즈 시대를 거치는 동안 재즈가 현학적이고 난해해지자, 20대의 젊은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원래의 전통적인 재즈로 돌아가자는 풍조가 유행한 것. 윈튼 마살리스로 대표되는 이들을 과거 하드 밥 뮤지션들의 콜라보 앨범 <The Young Lions>(1960)에 착안해 ‘젊은 사자들’이라 불렀다.

조슈아 레드맨 쿼텟 <Moodswing>(1994)에 수록된 ‘Sweet Sorrow’

브래드 멜다우는 클래식과 재즈 양 분야에서 모두 인정받는 피아니스트로, 지난해 그래미를 수상한 자신의 <Finding Gabriel>(2019)에 이어 다시 같은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래미를 이미 6회 수상한 베이시스트 크리스찬 맥브라이드는 2016년부터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의 아트 디렉터로 위촉되어 음악 이외 분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브라이언 블레이드는 자신의 밴드 ‘The Fellowship Band’를 이끌고 있으며, 솔로 싱어송라이터로도 활동 중이다.

앨범 <RoundAgain>을 설명하는 레드맨, 멜다우, 맥브라이드, 블레이드

조슈아 레드맨은 하버드대를 우등 졸업한 수재로 유명하다.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 허가를 받았으나 입학을 연기하고 친구들과 뉴욕에 머물며 또래 재즈 뮤지션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결국 재즈 색소포니스트였던 아버지 듀이 레드맨을 따라 직업적인 재즈 뮤지션이 되었다. 스물두 살이던 1991년 델로니어스 몽크 재즈 색소폰 대회에서 우승하며 일찍이 재즈 스타의 길로 들어섰다.

 

조슈아 레드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