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언 셔젤 감독은 열성적인 재즈 마니아 답게 그의 영화에는 언제나 재즈 음악을 매개로 한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영화 <위플래쉬>(2015)에는 ‘앤드류’(마일즈 텔러)가 있었고 <라라랜드>(2016)에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가 있었듯이, 그가 처음 도전한 뮤지컬 드라마 <에디>(The Eddy)에는 ‘엘리엇 우도’(안드레이 홀랜드)와 엘리엇이 리드하는 무명 밴드가 있다. 과거에 뉴욕에서 활동한 저명한 재즈 피아니스트였지만, 이혼과 아들을 잃은 충격으로 인해 연주를 그만두고 프랑스로 건너와 재즈 클럽 ‘에디’를 운영하는 복잡한 캐릭터다. 올해 5월 넷플릭스에서 여덟 편으로 구성된 미니시리즈로 공개되어, 로튼토마토 67%의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넷플릭스 드라마 <에디> 예고편

데미언 셔젤 감독의 전작이 그렇듯이, 드라마 <에디>에도 컨템포러리 재즈 음악이 넘쳐 흐른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부터 그의 영화 음악을 전담한 친구 저스틴 허위츠 음악감독이 이번에는 함께 하지 않았지만, 거장 글렌 발라드(Glen Ballard)와 그의 오랜 동료 랜디 커버(Randy Kerber) 두 사람이 함께 20여 곡의 오리지널 음악을 만들었다. 글렌 발라드는 마이클 잭슨을 위시한 수많은 뮤지션의 프로듀싱과 작곡을 담당했고, 최근 영화나 연극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랜디 커버는 <타이타닉>, <해리 포터> 등 800여 편의 영화 음악에서 피아노 연주와 작곡한 영화음악의 거장으로, 드라마 <에디>에서는 하우스 피아니스트 ‘랜디’ 역으로 출연했다.

영상 <The Music of The Eddy>, 음악감독 글렌 발라드의 인터뷰 등

드라마 <에디>에 수록된 음악은, 프랑스의 현지 지하실에 녹음 설비를 설치하여 라이브 실황으로 녹음되었다. 이를 위해 밴드 멤버로 나오는 주요 출연자들은 당연히 세계 각지의 실제 뮤지션들로 캐스팅하였다. 리드 보컬리스트 ‘마야’ 역의 요안나 쿨릭(Joanna Kulig)은 폴란드 출신의 배우로 13세에 보컬 컨테스트에서 수상한 경력이 있다. 밴드의 베이시스트 ‘주드’를 연기한 다미안 누에바 코르테스(Danian Nueva Cortes)는 쿠바 출신의 뮤지션이며, 드러머 ‘카타리나’는 크로아티아 출신, 그리고 트럼펫 연주자는 레니 크라비츠의 밴드에서 연주한 프랑스 출신 뮤지션이다. 색소포니스트로 출연한 조위 오미실(Jowee Omicil)은 아이티 출신의 캐나다인으로 상당히 잘 알려진 재즈 뮤지션이다. 엘리엇의 16세 딸 ‘줄리’을 연기한 아만들라 스텐버그(Amandla Stenberg) 역시 EP를 낸 적이 있는 가수를 겸하는 유명 배우다.

영국 가수 조자 스미스(Jorja Smith)가 피처링한 <에디> 주제곡 ‘Kiss Me in the Morning’

드라마 <에디>는 다분히 다음 시즌을 의식하고 스토리 구성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이야기 구조가 상당히 남아 있으나,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두 번째 시즌이 제작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여러 나라의 배우나 스태프가 팀을 이루어 제작된 점 또한 두번째 시즌이 제작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불완전한 여덟 편의 미니시리즈로 종결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담긴 오리지널 음악, 프랑스 파리의 번잡한 국제 도시다운 일상, 그리고 재즈 뮤지션들의 꾸밈없는 삶의 애환만으로 충분히 볼 만한 가치를 제공한다.

여섯 명의 밴드 멤버들이 국제 재즈의 날(International Jazz Day, 4월 30일)을 맞아 원격으로 ‘Kiss Me in the Morning’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