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라노스 홈페이지에 걸린 공식 소개글의 첫 문장은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는 뮤직 딜리버리 브랜드’다. ‘현재’, ‘가장’, ‘새롭고’, ‘신선한’. 절로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러한 말들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포크라노스에는 실제로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거쳐 가는데, 그중 가장 특별한 건 아무래도 첫 시작을 포크라노스와 함께하는 신인 아티스트들이다. 많은 채널과 등용문이 있는 드넓은 음악 시장에서 유독 시작을 누군가와 함께하는 건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 오늘부터 매월 포크라노스를 통해 데뷔한 신인 아티스트들을 소개한다. 오늘은 2020년 가을 문을 열어줄 다섯 팀이다.

 

quinn_(쿠인)

사운드클라우드 팔로워 1,700명, 재생수 543k. 신스 팝, 로파이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사랑받아온 ‘quinn_’ (쿠인)이 싱글 ‘난빤스만입고도멋진생각을해’를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미 사운드클라우드, 벅스 ‘커넥트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범상치 않은 노래들을 선보였기에 그가 정식 발매할 첫 곡은 무엇일지 기대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많은 기대감 속에 그는 대중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곡을 골랐다. 바로 ‘난빤스만입고도멋진생각을해’. 그의 과감한 선택은 옳았다. 발매한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그의 뮤직비디오는 조회 수 2만을 넘었다. 강렬하고 신선한 요소가 많은 뮤직비디오 속 장면이 단연 이번 앨범 제일 눈에 띄는 매력이지만, 나는 이 노래에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도 주목했으면 한다. 그는 자신의 음악은 “발랄하면서도 우주 저 너머에 홀로 남겨진 듯 어딘가 쓸쓸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빤스’라는 단어에 속아 그의 음악을 듣고 가볍게 넘어간 사람들이 있다면 그의 노래를 다시 들어보기를 바란다. 그가 빤스만 입고도 멋진 생각을 한다는 것은 반대로 그 누구도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센스 있고 과감한 선택과 자기만의 메시지까지 담아내는 범상치 않은 아티스트 ‘quinn_’ (쿠인)을 우리 모두 주목해보자.

quinn_(쿠인) ‘난빤쓰만입고도멋진생각을해’ 뮤직비디오

 

YOOMYOUNGWOO(유명우)

얼터너티브 장르를 기반으로 비주류 사운드와 새로운 걸 추구하면서 노래와 프로듀싱 모두 해내는 아티스트 ‘YOOMYOUNGWOO’(유명우)가 첫 EP <HOME ACTOR>를 통해 데뷔했다. 그는 우연히 보게 된 단편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느낌의 노래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자기만의 감정과 이야기를 담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처럼 연기하는 느낌이 나는 노래를 만들어 보기로 한 것. 아무래도 남다른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했기에 결과적으로도 그의 노래는 상당히 도전적이다.

그 외에도 그의 앨범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EP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많은 곡(7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구성도 탄탄하다는 것이다. 가창, 믹싱, 프로듀서까지 모두 해내는 알앤비 팝 아티스트 ‘Joe Layne’와 자이언티, 빈지노, 수민 등의 베이시스트를 담당한 ‘박종우’가 참여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믿고 듣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만든 각각의 개성 넘치는 비트와 감미로운 ‘유명우’의 목소리도 같이 들을 기회니, EP <HOME ACTOR>에 수록한 7곡 모두 함께 플레이해보자.

YOOMYOUNGWOO(유명우) ‘SUN IS GONE’

 

싱코드마요

‘싱코드마요’는 호러 마니아로서 음기 가득한 보컬 ‘으나’와 딸기케이크를 좋아하는 양의 기운인 기타리스트 ‘수’로 구성된 혼성 듀오이다. 이들의 독특한 소개처럼 싱코드마요가 선보인 첫 정규 앨범 <GREEN TEA>도 뭔가 범상치 않은 묘한 매력으로 가득하다. 일단 이 음악은 어떤 장르라고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6곡을 한 번에 들으면 예상치 못한 음악이 쉴 새 없이 흘러 나와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실제로 싱코드마요는 스스로 세상에 없던 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앨범이 그러하듯 앞으로 그들이 보여줄 음악을 예상하기도 쉽지 않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한계가 없고, 그만큼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 우선 멀리 갈 것 없이 이들의 첫 정규 앨범 <GREEN TEA>부터 차근차근 들으면서 싱코드마요가 만들어갈 새로운 음악세계를 미리 가늠해보자.

싱코드마요’꿈(Dream)’ 뮤직비디오

 

카프까뮈(Kafcamus)

‘카프까뮈’(Kafcamus)는 아티스트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Franz Kafka’와 ‘Albert camus’의 이름을 조합해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문학성과 예술성 넘치는 아티스트명으로 활동하는 그이지만, 사실 그의 본업은 회사원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가사는 지극히 평범한 삶에 대한 고민과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회사원이 만들었다고 해서 그의 앨범을 가볍게 봤다면 오산이다. 이번 그의 첫 데뷔 싱글 ‘뫼르소(Meursault)’를 들으면, 그가 본업이 아티스트가 아닌 직장인이라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는다. 아마추어라고 자신을 겸손하게 칭하지만, 앨범의 완성도가 상당하다. 그의 곡을 듣고 있으면 과하다고도, 그렇다고 부족하다고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인상은 그가 실제 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되는데, 오늘날 유독 화려하게 튀는 음악들 속에서 그의 음악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지게 한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처음 겪는 생활 속을 보내고 있는 지금, 평범한 나날을 다시금 기대하게 하는 카프까뮈의 ‘뫼르소(Meursault)’를 들어보자. 우리에게 잠시나마 편안한 일상을 떠올리게 할 작은 안식처가 되어 줄 것이다.

카프까뮈(Kafcamus) ‘뫼르소(Meursault)’

 

헨느 (henne)

‘헨느’(henne)는 음악감독 ‘김지혜’와 싱어송라이터 ‘강혜인’으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다. 각자 음악 활동을 활발히 해온 이들은 <언어의 온도: 우리의 열아홉> OST 작업을 하다가 시너지를 느끼고, 음악 색깔도 비슷하다고 여겨 듀오를 결성했다고 한다. 이 생각이 옳았다는 사실은 헨느의 첫 데뷔 싱글 <Who do you love?>를 들으면 알 수 있다. 이들은 노래를 통해 우리 내면의 이야기, 즉 내가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OST 작업으로 만난 이들이기에 음악 속에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만들 줄 안다는 것도 헨느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헨느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고스란히 보인다. 노래부터 뮤직비디오 작업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이들의 첫 발매작 <Who do you love?>를 들으며, 앞으로도 그들이 전해 줄 또 다른 이야기는 어떨지 같이 기대해보자.

헨느(henne) ‘Who do you love?’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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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포크라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