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좀비들로 우글거려 출입이 봉쇄된 위험 지역을 한 소녀가 가스 마스크를 쓰고 들어간다. 눈으로 뒤덮인 통제 지역에서 총이나 별다른 무기도 없이 소녀는 지도 하나에 의지할 뿐이다. 최소한의 인격이나 인간으로서 기억을 모두 상실한 채 인육에 대한 욕구만을 채우기 위해 배회하는 좀비를 찾아, 호루라기를 불며 그를 유인하여 어딘가로 데리고 간다. 그는 왜 좀비가 득실거리는 위험 지역으로 들어가 그 좀비를 찾아 어디로 가는 것일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뜻밖의 진실을 보여준다.

좀비 단편 <Frost Bite>(2019)

마지막 장면에서 소녀가 꺼내든 사진은 그 좀비가 가족이었음을 암시한다. 소녀는 좀비로 변한 가족들을 하나씩 찾아서 옛집으로 데리고 오는 것이다. 마지막 남은 동생을 찾아 소녀는 다시 길을 떠나면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 영화는 좀비 영화가 아니라 좀비가 등장하는 가족 영화였던 것. <Frost Bite>는 좀비 세계의 휴머니즘을 묘사했다는 찬사를 받으며, 지난해 온라인 단편 영화제인 MN Reel Challenge에서 무려 10관왕이 되었다. 앤드류 헌트 감독은 2007년 폭스의 리얼리티 쇼 <On the Lot>에서 만 2,000명의 영화감독 지망생 중 스필버그 감독에 의해 6위로 선정된 유망주다.

<Frost Bite> 촬영 중 앤드류 헌트 감독(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