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65일>(폴란드 원제 <365 dni>)의 포스터를 보면 성애 표현 수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스토리 전개 역시 어디서 본 듯하다며 폴란드판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떠올린다. 연인과 친구들과 함께 스물 아홉 번째 생일을 보내기 위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으로 여행간 폴란드 여인 ‘라우라’(Laura)가 유괴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젊은 마피아 보스 ‘마시모’(Massimo)가 첫눈에 라우라에게 반해 1년 동안 그를 옆에 두며 마침내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문제 많은 스토리다. 올해 2월 폴란드에서 극장 개봉 후, 6월에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주제곡, 켈레 모로네 ‘Feel It’)

영화에 대한 전문가 평가와 세간의 인기는 극과 극이다. 로튼토마토에서 0%의 평점을 받았고, 언론과 전문 영화 사이트의 평가는 극히 저조했다. 예를 들어 <코스모폴리탄>은 “형편없는 대화, 빈곤한 캐릭터 묘사, 섹시하지 않는 섹스 신 등 이제까지 본 것 중 최악”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에 올라온 후 일반인의 평가는 달랐다. 약 열흘 동안 미국에서 인기 수위에 올랐고, 독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 국에서 TOP3 영화에 올랐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5년전 영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보다 성애 묘사가 더 자극적이라며 두 영화를 비교했다.

영화 <365일>의 메이킹 영상

영화의 스토리는 빈약하고 구시대적이지만, 화려한 비주얼은 볼거리를 준다. 폴란드 바르샤바(Warsaw), 크라쿠프(Krakow) 같은 멋진 로케이션을 돌아다니며 촬영했고, 이탈리아에서의 주요 장면은 세계적인 휴양지 산레모(Sanremo)에서 촬영했다. 자가용 비행기나 호화 요트, 고성에서의 화려한 파티 같은 멋진 장면과 함께 표현 수위가 높고 과감한 에로틱 장면이 등장해 깜짝 놀라게 한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메이킹 영상들이 올라와 있어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남자 배우 미켈레 모로네 인터뷰(영화 시사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남자 배우 미켈레 모로네(Michele Morrone)만 남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이탈리아 배우이자 모델,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 중인 그는 이 영화 출연으로 국제적인 인지도가 상승했다. 한 여자에게 정열적인 사랑을 쏟는 근육질 몸매의 이탈리아 보스 역으로 출연하며, 주제곡 ‘Feel It’을 위시하여 ‘Watch Me Burn’, ‘Dark Room’ 등의 삽입곡을 직접 부르기도 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2년 전 이혼하며 실의에 빠진 채 정원사로 일하며 생계를 잇기도 했으나, 이 영화 출연을 계기로 다시 스타덤에 올라설 기회를 잡았다.

빠른 속편 제작을 당부하는 열성 팬의 트윗

영화 <365일>은 폴란드 미용사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블란카 리핀스카(Blanka Lipinska)의 3부작 에로틱 로맨스 소설 <365 dni>를 첫 영화화한 작품이다. 넷플릭스에서 예상외로 선전하며 후속 작품을 제작하기로 했으나,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앞으로의 일정은 다소 연기될 것 같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라우라와 소유욕과 집착이 강한 마시모가 첫 작품에서 순조롭게 연인으로 발전했으나, 원작의 속편에서는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알려졌다.

블란카 리핀스카의 <365 dni> 3부작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