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라는 용어는 다양한 분야에서 쓰지만, 특히 대중음악에서 자주 쓴다. 공식적으로는 단 한 차례 정상에 오른 후 차트 40위 이상의 히트곡을 내지 못한 채 잊힌 뮤지션이나 그들의 유일한 히트곡을 이른다. 그들이 연이어 히트곡을 내지 못한 데에는 다양한 이유나 배경이 있을 것이다. 너무 일찍 정상을 맛보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졌을 수도 있고, 밴드의 경우에는 수익 분배에 대한 이견이 생기면서 팀워크가 깨졌을 수도 있다. 수많은 원-히트-원더 중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좋은 다섯 곡과 그들의 이야기를 알아보았다.

 

The Knack ‘My Sharona’(1979)

데뷔 앨범 <Get the Knack>과 첫 싱글 ‘My Sharona’가 빌보드 1위를 차지하며 10개 레코드사의 입찰 경쟁을 불러 일으킨 LA 4인조 밴드. 제2의 비틀스(The Beatles)라고 불리며, 비틀스의 앨범 자켓을 떠오르게 한다는 논쟁을 유발기도 했다. 기세를 업고 곧 바로 출반한 두 번째 앨범 <…But the Little Girls Understand>(1980)는 이전보다 못했고 겨우 골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친 멤버들은 1년 동안 휴식을 가진 후 세 번째 앨범을 냈으나 이 역시 90위권에 그치고 대중에게서 급속히 사라졌다. 그 후 몇 차례 재기를 꿈꿨으나 한 번 사라진 인기를 만회할 수 없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비틀스 마케팅이 거부감과 반작용을 일으킨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Spandau Ballet ‘True’(1983)

1980년대 영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던 뉴웨이브 밴드로 세 번째 앨범 <True>의 발라드 타이틀 송이 미국을 포함하여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미국에서 빌보드 4위까지 올라갔으며, 라디오에서 400만 회 이상 전파를 타며 지금까지도 연인들의 애청곡이 되었다. 하지만 유럽에서 지속한 인기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True’ 외에는 차트의 높은 순위에 오르지 못했다. 더군다나 음반사와의 소송과 멤버 간의 로열티 분쟁에 휘말리며 20여 년간 무대에서 사라졌다. 2009년에 다시 결성하여 활동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최근에는 내부 불화가 발생하여 주축 멤버들이 떠나기도 했다.

 

A-Ha ‘Take on Me’(1985)

노르웨이 출신 3인조 아하의 ‘Take on Me’는 롤링스톤지의 역대 원-히트-원더 10곡 중 탑에 오를 정도로 대표적인 원-히트-원더로 손꼽힌다. 손스케치 그림을 이용한 획기적인 뮤직비디오가 MTV 뮤직비디오 6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전 세계적인 신드롬으로 부상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10억 조회 수를 넘어설 정도다. 하지만 인기의 정점이었던 싱어 모르텐 하르케(Morten Harket)가 스웨덴 배우와 결혼하며 여성 팬들의 실망을 불렀고, 음악 외적인 활동에 자주 관여하게 되어 인기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밴드는 해산되고 한동안 멤버들은 개별 활동에 주력하다가, 2010년 오슬로의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정식으로 해체했다. 노르웨이 국왕의 작위를 받으며 지금도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밴드로 인정을 받는다.

 

Double ‘The Captain of Her Heart’(1985)

커트 말루 <Soul and Echo>(1995)에 수록한 버전(Feat. Michael Cretu)

스위스 듀오 ‘더블’의 데뷔 앨범 <Blue>(1985)에 수록한 곡으로, 감각적인 색소폰 사운드가 인기를 끌며 영국 차트 8위, 미국 빌보드 16위에 오른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다. 스위스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40위권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히트곡을 내지 못하며 듀오는 헤어지고, 리드 싱어 커트 말루(Kurt Maloo)는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솔로 앨범 <Soul and Echo>(1995)에서 마이클 크레투와 함께 이 곡의 새로운 버전을 발표했고, 랜디 크로포드 등 많은 가수가 리바이벌하기도 했다.

 

The Verve ‘Bitter Sweet Symphony’(1997)

영국의 얼터너티브 밴드 ‘더 버브’의 세 째 앨범 <Urban Hymns>(1997)에 수록된 곡으로, 앨범은 1,000만 장이 팔리며 영국의 역대 18번째 순위에 올랐다. 싱글 ‘Bitter Sweet Symphony’는 영국차트 2위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히트했지만, 롤링 스톤즈의 ‘The Last Time’의 오케스트라 버전 ‘The Last Time’(링크)을 표절했다는 분쟁에 휘말리며 최근까지 밴드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이후 새 앨범을 내지 못하고 밴드 해산과 재결성을 반복했으며, 10여년 후에 네 번째 앨범 <Forth>(2008)를 냈으나 영국 외의 다른 나라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였다. 이 곡을 작곡한 리처드 애쉬크로포드(Richard Ashcroft)가 행인들과 부딪히며 런던 거리를 걸어가는 뮤직비디오는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