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년째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는 이름을 내세운 짧은 영상이 유행이다. 온라인에서는 ‘72초 드라마’, ‘3분 영화’라는 이름으로 짧은 러닝타임에 함축적인 스토리를 담은 영상들이 쏟아진다. 2016년 4회를 맞은 SNS 3분 영화제에서 대상을 탄 <평행소설>도 그렇다. 웹드라마에 출연해 얼굴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 고민시가 각본, 공동감독, 주연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다.

단편영화 <평행소설>

빠른 전개, 깔끔한 영상미, 군데군데 깔린 복선, 긴장감을 조성하는 배경음악,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까지 한 마디로 ‘잘 만든 영화’임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왜 제목이 <평행소설>일까? 감독 고민시의 연출 의도를 보고 나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저는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자입니다. 제가 배우를 시작한 순간부터, 글 쓰는 것이 힘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글을 써도 주인공은 결국 제가 되고, 독립된 생명체가 되어 어느 순간 저를 노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작가는 저고, 그의 글 속에 등장하는 저는 의심할 여지 없는 저입니다. 그 두 사람을 마주하게 해보고 싶어 <평행소설>을 연출하게 됐습니다.”

배우로서, 나아가 창작자로서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엿보인다.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 고민시의 다른 작품들도 감상해보자.

고민시가 연출하고 <평행소설> 공동 감독 최승현이 촬영한 단편영화 <CUT!> [바로가기]  
고민시가 출연한 72초 드라마 <어떤 여자가 나에게 아는 척을 한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