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와 캐서린 제타 존스 주연의 영화 <Entrapment>에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가 등장합니다. 밤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두 개의 88층 건물. 영화가 만들어진 1999년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습니다. 이곳은 여전히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입니다. 반면에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소설 <말레이 철도의 비밀>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도로가 움푹 파여 있었는지, 차가 덜컹거리며 튀어 올랐다. 점점 길이 좁아졌다. 반대편에서 대형차라도 오면 지나는 데 애를 먹을 것 같다.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졌다. 차는 깊은 밀림 속에 놓인 가느다란 실 같은 길을 따라갔다.” 휴양지 카메론 하일랜드에 있는 말레이시아 밀림에 대한 묘사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수도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서말레이시아, 휴양지 코타키나발루가 있는 동말레이시아, 이렇게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습니다. 뚝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이나, 왠지 음악들도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을 것만 같은 나라입니다. 다음은 세련된 도시와 나른한 휴양지가 함께 있는 말레이시아와 닮은 음악입니다.

 

Tenderfist ‘Social Club’

텐더피스트는 2006년 결성된 베드룸 팝 밴드입니다. 보컬이 조금은 나른하고 끈적이지만, 특유의 힘이 느껴집니다, 청량한 피아노 화음을 기본으로 하면서, 곳곳에서 나타나는 매력적인 사운드 소스들은 듣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매끈한 사운드와 넘치는 서정을 결합해서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완성했습니다.

 

Pastel Lite ‘Hello Sayang (Feat. Naza The Times)’

말레이시아 인디 신의 슈퍼스타라 할 수 있는 파스텔 라이트의 곡입니다. 파스텔 라이트는 보컬인 에프 하킴(Eff Hakim)과 팔리크 모드(Faliq Mohd)로 이뤄진 혼성 듀오입니다. 2012년에 데뷔했지만 아쉽게도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이후 말레이시아의 팝스타 유나의 ‘유나 룸 레코드 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상큼하면서도 통통 튀는 발랄한 목소리에 리듬감 있는 드럼 비트가 매력적인 곡 <Hello Sayang>을 준비했습니다.

 

Sheila Majid ‘Relakan’

‘말레이시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셰얄라 마지드의 곡입니다. 1985년에 데뷔를 해서 2017년까지 꾸준하게 앨범을 발표해왔습니다.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었던 히트곡들을 모은 레코드가 작년부터 올해까지 2번에 걸쳐 나왔는데, 발매하자마자 품절대란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현재 말레이시아의 뉴트로 붐의 중심에 있습니다. 셰일라 마지드의 곡을 번안해 부른 우리나라 가수도 있습니다. 바로 양수경입니다. <시나란(Sinaran)>이란 곡이 <내 생일이 멀지 않았어요>라는 제목으로 양수경 4집 [아시안 드림]에 수록되었습니다.

 

Midnight Fusic ‘Caramel Cream’

미드나이트 퓨직은 스무 살 청년 4명으로 이뤄진 밴드로 현재 말레이시아를 넘어 유럽에서 큰 사랑을 받는 밴드입니다. 2018년 두 번째 EP [Lovesick]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열여덟 살에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밴드가 되었습니다, 배드 썬즈, 맥 드마르코, 쿡스를 좋아해서 음악을 시작했고, 고등학교 밴드부로 활동하면서 곡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곡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정식으로 데뷔를 한 경우입니다. 그들만의 소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Caramel Cream>을 끝 곡으로 준비했습니다.

 

※ EBS 팟캐스트 <Music A>에 오시면, 더 많은 이야기와 음악을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Writer

EBS 라디오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