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상과 베스트 팝 듀오/그룹 연주상을 받으며 대단한 히트를 기록한 프랑스 일렉트로닉 듀오 다프트 펑크(Daft Funk)의 ‘Get Lucky’의 성공에는 히트 메이커(Hitmaker)라는 별명을 지닌 프로듀서 한 명이 있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 레게 헤어스타일을 한 채 기타를 연주하는 인물이 바로 레전드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나일 로저스(Nile Rodgers)다. 그가 직접 연주하거나 프로듀서로 손을 댄 음반의 누적 판매량은 약 5억 장에 이르며, 현재 작곡가 명예의 전당 의장을 맡고 있다.

다프트 펑크(feat. 패럴 윌리엄스, 나일 로저스) ‘Get Lucky’ 뮤직비디오

1970년대부터 팝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던 그는, 디스코 음악의 열풍을 타고 동료 버나드 에드워즈와 함께 디스코 그룹 쉬크(Chic)을 창단하여 ‘Le Freak’, ‘I Want Your Love’, ‘Good Times’ 같은 히트곡을 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두 사람은 밴드 활동과는 별도로, 4인조 걸그룹 시스터 슬레지(Sister Sledge)의 앨범 <We Are Family>(1979)로 시작하여 다이아나 로스의 <Diana>(1980), 데보라 해리의 솔로 앨범 <Ku Ku>(1981) 등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아 쉽고 편한 멜로디로 이들의 상업적 성공을 이끌었다.

록앤롤 명예의 전당(2017)에서 수상한 나일 로저스 홍보 영상

쉬크의 음반 계약을 종료하고 독자 활동에 나선 나일 로저스는, 다양한 뮤지션들과 협업에 전념한다. 1980년대 팝 명반이었던 데이비드 보위의 <Let’s Dance>(1983), 마돈나의 <Like a Virgin>(1984), 듀란듀란의 <Wild Boys>(1984)의 프로듀서를 맡았고, 이외에도 그와 협업한 뮤지션들은 시나 이스턴, 제프 벡, 톰슨 트윈스, 그레이스 존스, 필립 베일리, 스티브 윈우드, 신디 로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스티브 레이 본, 레이디 가가 등 다양한 장르와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쉬크의 빌보드 톱 히트곡 ‘Good Times’(1979)는 역사상 가장 많이 샘플링된 곡 중 하나로 유명하다.

1992년 밴드 ‘쉬크’을 재결성하여 뮤지션 활동을 재개했지만, 오랜 동료 버나드 에드워즈가 일본에서의 공연 다음 날 호텔 방에서 급성 폐렴으로 사망하여 큰 충격을 받았다. 두 사람의 마지막 공연은 그 후 발매된 <Live at the Budokan>(1999)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 후 나일 로저스 & 쉬크(Nile Rodgers & Chic)란 이름으로 밴드 활동을 계속하며, 최근 2018년에는 <Chic-ism>(1992) 이후 무려 26년 만에 아홉 번째 음반 <It’s About Time>을 냈다. 이 앨범의 표지는 41년 전 밴드의 데뷔 앨범을 오마주하여 화제가 되었다.

쉬크의 데뷔 앨범 <Chic>(1977)을 오마주한 <It’s About Time>(2018)

쉬크의 음악이 아니더라도 그가 프로듀스한 다른 뮤지션의 히트곡, 가령 시스터 슬레지의 ‘We Are Family’나 데이비드 보위의 ‘Let’s Dance’, 다이아나 로스의 ‘I’m Coming Out’에는 그의 독특한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처럼 기타 줄을 한꺼번에 퉁기는 자칭 청킹(Chunking) 주법이다. 그는 1960년에 제작된 가벼운 펜더 기타로 이 주법을 연습하여 지금까지 사용하는데, 그는 이 기타를 히트메이커(Hitmaker)라 부르며 자랑스러워 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그의 기타가 아니라 그를 히트 메이커라 부른다. 그의 기타 연주나 작곡, 그리고 프로듀싱 능력에는 상업적인 성공을 낳은 무언가 있다.

나일 로저스, 쉬크 ‘Let’s Dance’, ‘Le Freak’ 라이브 영상(브라질, 2019)

 

나일 로저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