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광고에서 단편 만화를 제작하던 월트 디즈니가 1937년 세계 최초로 장편 만화영화 <백설공주>을 크게 성공시키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는 작곡가를 고용하여 장면에 맞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발라드 음악을 영화에 담았고, 이들을 사운드트랙 앨범으로 출반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들 중 재즈 스타들의 사랑을 받아 재즈 공연의 레퍼토리로 채택된 대표곡들을 알아보았다.

 

<백설공주>(1937) ‘Someday My Prince Will Come’

세계 최초의 장편 만화영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에서 백설공주가 일곱 난쟁이와 숲속 동물들에 둘러싸여 “언젠가는 왕자님이 올 것”이란 꿈과 희망을 노래한 곡으로, 데이브 브루벡, 빌 에반스, 윈튼 켈리와 같은 당대 최고 재즈 피아니스트의 연주 레퍼토리에 자주 올랐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전성기 시절, 무용가였던 아내 프란시스 테일러(Frances Taylor) 사진을 자켓 전면에 올린 1961년 앨범 타이틀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이 곡은 미국 100대 영화음악 중 19위에 오른 명곡이 되었다.

디즈니 장편 <Snow White and the Seven Dwarfs> 중 ‘Someday My Prince Will Come’
마일스 데이비스 <Someday My Prince Will Come>(1961)에 수록한 타이틀곡

 

<피노키오>(1940) ‘When You Wish Upon a Star’

디즈니 영화의 로고송으로 유명한 이 음악은, 월트 디즈니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이기도 했다. 디즈니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오프닝 크레딧과 엔딩신에서 귀뚜라미 지미 크리켓(Jimmy Cricket)이 부르는 노래로, 아카데미 OST 상을 받았다. 같은 해 글렌 밀러 악단의 연주로 출반되어 대중의 인기를 끌었으며, 루이 암스트롱, 린다 론스태드, 준 크리스티 등의 노래로 팝과 재즈 스탠더드가 되었다. 미국 100대 영화음악 중 7위에 오른 명곡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Pinocchio>의 ‘When You Wish Upon a Star’
루이 암스트롱 ‘When You Wish Upon a Star’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951) ‘Alice in Wonderland’

루이스 캐럴 원작의 판타지 모험소설을 바탕으로 한 디즈니의 열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국 소설을 너무 미국적으로 각색하였다는 비난을 받으며 디즈니 장편영화 중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한 작품으로 남았다. 하지만 영화의 타이틀송은 데이브 브루벡, 빌 에반스, 오스카 피터슨 등 재즈 피아니스트들이 사랑하는 스탠더드로 유명하다. 특히 빌 에반스의 라이브 앨범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1961)에 수록된 곡은, 평론가 테드 과이어(Ted Goia)가 에반스의 가장 아름다운 연주라 극찬한 바 있다.

디즈니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오프닝,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타이틀송
빌 에반스 <Sunday at the Village Vanguard>에 수록한 ‘Alice in Wonder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