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일상을 크게 바꿔놓았다.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기존엔 아무렇지 않게 즐기던 문화생활조차 쉽지 않은 일이 됐다. 3월에 열릴 예정이던 많은 공연들이 취소됐고 잠정 휴관을 공지한 미술관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문화단체들은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대신 온라인으로 소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중이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열리는 베를린의 필하모니홀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문을 닫은 대신 온라인 ‘디지털 콘서트홀’을 통해 공연 실황을 무료로 공개했고, 중국에서는 온라인 박물관을 운영하며 50여 개 박물관의 주요 소장품들을 집에서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세계적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은 3월 개최 예정이던 아트바젤 홍콩이 취소됨에 따라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온라인 뷰잉룸(Online Viewing Rooms)을 운영해 출품작들을 선보이기로 했다. 한국에서도 문화예술 단체들이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여러 미술관에서 기존에 운영해오던 온라인 채널을 더욱 활성화하면서 온라인으로 접할 수 있는 전시 기회가 많아졌다. 전시장으로 나가는 대신 집에서 작품을 관람하거나 전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을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온라인 전시관 

국립중앙박물관 온라인전시관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존에도 구글아트앤컬처와 협업해 VR(가상현실)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온라인 전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2월 25일부터 휴관에 들어가면서 온라인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고,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서 바로 온라인 전시에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전시관의 여러 전시 중 원하는 전시의 포스터를 클릭하면 각 전시에 따라 실감나는 VR 콘텐츠가 시작되거나, 전시를 소개하는 동영상이 재생된다. 현재 VR 콘텐츠로 관람할 수 있는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최근 전시와 지난 전시인 <가야본성-칼(劒)과 현(絃)>,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로마 이전, 에트루리아>, <지도예찬 - 조선지도 500년> 등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의 전시투어 영상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서울 야외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 화면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첫 화면 ‘MMCA TV’ 안내창

2월 24일부터 잠정 휴관 중인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유튜브 채널에서 강의 영상과 전시 투어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학예사 전시 투어’는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가 약 30분에서 1시간 가량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유익한 설명과 함께하는 온라인 미술품 관람이라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50주년을 기념해 덕수궁관, 과천관, 서울관에서 개최되는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의 전시투어 영상을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하반기 과천관에서 열리는 <한국 공예 지평의 재구성 5070>전 등은 VR 영상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라 밝혔다. 

 

대구미술관의 작가 인터뷰 영상 

대구미술관에서는 <당신 속의 마법>, <달이 떴다고>, <소장품 100선> 세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2월 20일 잠정 휴관하면서 이 전시들도 중단됐는데, 대신 공식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전시소개와 전시 연계 강의, 작가 인터뷰 영상 등을 공개하고 있다. 대구미술관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전시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다. 현재 <당신 속의 마법>의 참여 작가들인 염지혜, 하지훈, 윤동희, 정재훈, 한무창, 안동일, 류현민, 이완, 배종헌 작가의 인터뷰가 업로드된 상태다. 관람객들은 영상을 통해 작가들을 만나며 그들이 자신의 작품 앞에서 직접 전시작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대구미술관 유튜브, 배종헌 작가 인터뷰 

 

Writer

잡지사 <노블레스>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했다. 사람과 문화예술,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글을 쓴다.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 <마음이 어렵습니다>,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 여행서 <Tripful 런던>, <셀렉트 in 런던>이 있다.
안미영 네이버포스트 
안미영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