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스케어리 스토리> 시리즈에는 모두 82편의 괴담이 담겨있다

3월 25일 개봉하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Scary Stories to Tell in the Dark, 2019)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책임 프로듀서를 맡아, 1980년대 세 권으로 출간된 알빈 쉬발츠(Alvin Schwartz)의 단편소설 시리즈를 각색한 영화다. 이 책은 지금까지 700만 부가 팔리며 아동도서 중 공포 장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가 된 동시에, 이를 염려하는 부모들과 교육 단체의 비판 대상이 되어 도서관 금서 목록에 가장 많이 오르기도 했다. 이 책에는 살인이나 신체 손상 같은 잔혹한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고, 무엇보다 이을 읽은 아이들이 너무 무서워한 나머지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는다는 것이다.

영화 <스케어리 스토리: 어둠의 속삭임>(2019) 예고편

이 3부작 시리즈에는 오랜 전설이나 도시 괴담 82편이 담겨 있는데,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 한 것은 바로 아동도서 삽화가였던 스티븐 겜멜(Stephen Gammell)의 일러스트였다. 그의 그림은 괴담 속 무서운 공포 캐릭터에 마치 그것이 실존하는 듯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의 그림이 아동도서로는 너무 무섭다는 비난이 일자, 2011년에 다른 삽화가 브렛 헬퀴스트(Brett Helquist)의 그림으로 교체해 다시 출간하기도 했다. 이번에는 골수 팬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출판사는 다시 원래 그림으로 다시 출판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과연 스티븐 겜멜의 오리지널 삽화 없이도 이 소설이 그렇게 무서운 지 오랜 논쟁의 대상이 되었을 정도로, 그의 삽화는 <스케어리 스토리> 인기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스티븐 겜멜의 오리지널 삽화와 브렛 헬퀴스트의 대체 삽화 비교
스티브 겜멜의 Scarecrow 삽화와 똑같은 영화 캐릭터

마침내 CBS필름이 2013년 영화화 판권을 인수하여, 곧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게 전권을 맡겼다. 그가 감독을 맡는 것으로 보였으나 그는 책임 프로듀서로 전체를 조율했고, 감독 역할은 노르웨이 출신의 안드레 외브레달에게 최종적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8월, 북미 시장에서 개봉된 이 영화에는 스티븐 겜멜이 창조한 일러스트와 똑같은 모습의 공포 캐릭터가 등장했다. 'Big Toe Corpse'(큰 발가락 시체), 'Jangly Man'(쟁그리맨), 'Scarecrow'(허수아비), 'Pale Lady'(창백한 여자)가 나타날 때마다 상영관에는 공포에 질린 비명이 이어지며 상업적 성공을 견인했다. 제작비 2,500만 달러의 네 배를 이미 극장 수입으로 벌어들였고, 벌써 속편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공포 캐릭터 넷의 순위를 매긴 인터넷 영상

지난해에는 영화와 별개로, 원작에 관련된 다큐멘터리 <Scary Stories>까지 제작되어 오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여성 단체 'Concerned Women for America'는 여전히 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금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도서관 단체인 'American Library Association'나 아동 출판 단체의 입장은 반대다. 이 책이 13세 이상 중학생에게 허용된 만큼, 그들은 공포 소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현실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포작가 협회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작가들의 단편을 모아 <New Scary Stories to Tell in the Dark>을 내기로 했다.

다큐멘터리 <Scary Stories>(2019) 예고편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몰래 나누던 괴담의 추억인지, 아니면 어린이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악몽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논란의 촉매제가 된 <스케어리 스토리>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