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초의 존 콜트레인 쿼텟

1960년 3월 마일스 데이비스 퀸텟의 일원으로 유럽 순회공연을 하던 중, 존 콜트레인은 마일스로부터 소프라노 색소폰을 선물로 받았다. 당시에는 재즈에서 거의 쓰이지 않던 악기였지만, 콜트레인은 이내 그 가능성을 알아보고 그 해 여름부터 재미를 붙이고 클럽에서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를 하곤 했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헤어진 그는, 자신을 따르는 피아니스트 맥코이 타이너와 함께 자신의 쿼텟을 구성하여 두 장의 음반을 냈다. 이 중 처음으로 소프라노 색소폰을 연주한 음반이 바로 명반 <My Favorite Things>(1961) 이다.

앨범 <My Favorite Things>의 타이틀 트랙 ‘My Favorite Things’

이 음반에 수록된 타이틀 트랙 ‘My Favorite Things’는 싱글로 발매되어 라디오에서 인기를 끌었고, 이후 콜트레인의 연주 레퍼토리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곡이 되었다. 재즈 싱글로는 드물게 50만 장이 팔려 골드 레코드로 등재되었고, 1998년에는 앨범 전체가 그래미 명예의 전당상을 받았다.

뮤지컬 영화의 걸작 <사운드 오브 뮤직>(1965)

‘My Favorite Things’은 원래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올리기 위해 브로드웨이 작곡 콤비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만든 곡으로, 1965년 동명의 영화에서 줄리 앤드류스(Julie Andrews)가 천둥치는 밤에 아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고양이의 수염, 반짝이는 주전자, 예쁜 울 장갑 등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열거하는 내용의 이 노래를 불렀다. 크리스마스와는 특별한 관련이 없으나, 캐롤과 함께 크리스마스 시즌에 부르는 곡으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친근한 곡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 중 ‘My Favorite Things’

존 콜트레인의 버전이 라디오에서 인기를 얻고, 1963년 뉴포트 재즈 페스티벌에서 관중의 폭발적 반응을 끌어내자, 이 곡은 경쾌한 뮤지컬 팝송에서 음울한 재즈 클래식으로 안착했다. 콜트레인과 함께 녹음했던 맥코이 타이너(피아노)와 엘빈 존스(드럼)은 그로부터 3년 후 기타리스트 그랜트 그린(Grant Green)의 <Matador>(1964)에 참여하여 이 곡을 연주했는데, 콜트레인의 연주에 필적할 만하다. 1969년에는 허브 앨퍼트의 <Christmas Album>의 싱글로 발매되어 빌보드 40위권에 올랐다.

그랜트 그린 <Matador>에 수록한 ‘My Favorite Things’

재즈를 소재로 한 일본 TV 애니메이션 <언덕 길의 아폴론>의 한 장면에서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Someday My Prince Will Come’, 아트 블레키 ‘Moanin’’과 함께 메들리의 맨 앞부분에 연주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히트곡 ‘7 Rings’에 샘플링되기도 했다. 이 곡은 8주간 빌보드 1위에 올라 그래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TV 애니메이션 <언덕 위의 아폴론> 중 ‘My Favorite Things’ 연주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