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넷플릭스가 드라마 <메시아>를 공개했다. 메시아라는 종교적인 메시지와 현대인들의 신념과 심리, 국제무대에서 벌어지는 정보 전쟁을 잘 버무린 작품이다. 기적을 행하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미스테리한 사건들이 펼쳐지면서 드라마는 시작된다. 배경은 미국과 서아시아라는 이질적인 공간이다. 대중의 ‘믿음 혹은 의심’을 다룬 <메시아>에 관해 알아보자.

*아래 본문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구원자

오랜 고전이자 경전인 성경은 메시아, 즉 예수에 관한 전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예수가 21세기에 재림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당신은 메시아라는 존재를 믿을 것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메시아>는 이와 같은 질문에 상상을 덧붙여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인스타그램으로 전 세계 사람들과 친구를 맺을 수 있고 화려한 방송과 쇼가 난무하는 지금, 그러나 한편에서는 분쟁과 기근이 여전하고 난민이 고통받는 21세기에 메시아를 자처하는 자, ‘알마시히’(미셸 모나하)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런 그가 기적(으로 보이는 사건)을 행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뉴스는 국경을 불문한다. 소식이 퍼지는 속도도 빠르다. 누군가가 닥쳐올 재앙을 예측하고, 죽은 아이를 살려냈다고 알려진다면 이 사람은 하루아침에 영웅 혹은 사기꾼이 될 것이다. 알마시히가 바로 그러했다. 전 세계 이목이 그에게 쏠리자 대륙을 넘어 그의 추종자가 불어나기 시작한다. 국제정치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미국, 이스라엘은 알마시히를 견제하며 추적한다.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알마시히를 둘러싼 인물들이 보이는 심적 갈등은 드라마에 스릴러와 긴장감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다. 드라마에는 알마시히를 구원자로 믿는 사람들과 반대로 그를 테러범으로 짐작하는 추격자들이 있다.

먼저 그를 추앙하는 인물들은 심신이 가난하다. 팔레스타인 난민인 ‘지브릴’(사이드 엘 알라미)은 전쟁으로 엄마를 잃은 후 알마시히를 따라 국경으로 향한다. 알마시히가 미국으로 떠난 후에도 그를 향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사람들을 이끌고 국경을 넘는다.

한편 저 먼 미국에서는 알마시히가 토네이도로부터 자신을 구해줬다고 믿는 ‘레베카’(스테파니아 라비 오웬)가 있다. 십대 청소년이자 가난한 목사를 아버지로 둔 레베카는 알마시히를 대신해 방송 무대에 서지만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반면 ‘에바 겔러’(미셸 모나한)는 서아시아 지역 전문 CIA 요원으로 알마시히의 정체를 가장 밀접하게 쫓는 인물이다. 남편을 하늘로 떠나 보내고 여러 번 유산을 하는 등 복잡한 개인사를 가졌다. 일에 매달리며 포기를 모른다. <미션 임파서블3>, <소스코드>등에서 열연한 미셸 모나한이 연기했다.

 

메시아의 이모저모

1) 넷플릭스가 <메시아>를 개봉하자 요르단 영화 위원회는 드라마가 ‘종교의 신성함을 침해하고 나아가 이 나라의 법을 위반할 가능성 있다고 보아’ 무슬림 국가에 방영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넷플릭스 대변인은 해당 작품은 허구이며 특정 인물이나 종교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2) 이 드라마를 만든 마이클 페트로니는 과거에 종교를 주제로 한 공포 스릴러 영화 대본을 썼는데, 앤서니 홉킨스가 출연한 <더 라이트>의 각본가였다(앤서니 홉킨스는 영화 <두 교황> <양들의 침묵>로 유명한 배우다).

3) 알마시히가 미국 대통령과 독대하는 장면에서 그는 미군이 역사적으로 자행한 학살사건들을 언급하며 전 세계 미군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한다. 이때 알마시히는 ‘노근리 학살사건’도 거론하는데 해당 사건은 한국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도에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미군에 의해 민간인 300여 명이 희생된 양민 학살 사건이다.

 

Writer

망원동에서 사온 김치만두, 아래서 올려다본 나무, 깔깔대는 웃음, 속으로 삼키는 울음, 야한 농담, 신기방기 일화, 사람 냄새 나는 영화, 땀내 나는 연극, 종이 아깝지 않은 책,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