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드라마 <굿 와이프>의 일곱 시즌을 대성공으로 장식하고, 이어서 스핀오프 드라마 <굿 파이트>의 세 번째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CBS 간판 작가로 부상한 킹 부부가 새로운 드라마를 선보였다. 로버트 킹과 미셸 킹 부부가 새롭게 창작한 작품은 전작과 다른 슈퍼내추럴 드라마 <Evil>이다. 지난 해 9월 CBS에서 방영을 시작해 1월 말 13편으로 첫 시즌 방영을 마쳤는데, 로튼토마토 지수 90%를 기록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에피소드 네 편을 방영한 시점인 지난 해 10월, CBS는 이미 두 번째 시즌을 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여 전작처럼 롱런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CBS 드라마 <Evil> 예고편

이 드라마는 기존의 초자연적 심령 드라마의 공식을 조금 비틀었다. 교회로부터 조사 의뢰를 받는 예비 성직자 '데이비드', 법정 심리학자 '크리스텐' 그리고 기술 전문가 '벤'이 팀을 이루어 쉬이 설명하기 어려운 '빙의'(귀신들림) 현상을 조사한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소리지르고 미쳐 날뛰는 사람에 대해 엑소시즘(퇴마) 의식을 벌일 것인가 아니면 병원에서 의학적, 심리학적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이들은 함께 고민한다.

 

인큐버스로 등장하는 '조지'

이 드라마에는 '조지'란 이름을 가진 무서운 괴물이 때때로 등장한다. 그가 크리스텐의 꿈 속에서만 등장하는 마음 속의 괴물인지, 현실에 존재하는 악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TV 속의 괴물과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어떤 기사에는 자고 있는 여자를 덮쳐서 성적인 쾌락을 탐했다는, 중세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악몽의 괴물 '인큐버스'(Incubus)로 소개되기도 한다. 그는 심령과 과학의 경계선을 맴도는 상징적인 존재로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Evil>에서 처음 등장하는 조지

 

이 사람은 악마일까, '타운센드 박사'

주인공 크리스텐과 경쟁하는 법정 심리학자 '타운센드' 박사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인물이다. 동료 데이비드는 그가 악마일 것으로 확신하며 실제 데이비드가 기도하는 순간에 그 옆에 홀연히 나타나 감언이설로 그를 방해하지만, 그가 악마인지 사이코패스인지 아니면 또 다른 경계선의 캐릭터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드라마 <Lost>와 <Person of Interest>에서 악역 캐릭터로 호평을 받은 마이클 에머슨(Michael Emerson)이 연기했다. 그는 올해 ComicCon 인터뷰에서 자신은 연기만 할 뿐 캐릭터의 정체를 알 수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이클 에머슨의 인터뷰

 

영화 <엑소시스트>에 대한 오마주

드라마 <Evil>의 <엑소시스트> 오마주 장면

이 드라마에는 퇴마 의식에 관한 클래식 영화 <엑소시스트>(1973)에 대한 오마주(Hommage)를 포함하고 있다. 퇴마 의식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시퀀스에서 정신과 의사가 빙의 현상을 보이는 캐롤라인 집으로 들어서는 장면은, 영화 <엑소시스트>에서 '메린' 신부가 안개가 자욱한 '레건'의 집으로 들어서는 명장면과 비슷하게 연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