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와 넷플릭스가 공동 제작한 3부작 미니시리즈 <드라큘라>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B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셜록> 시리즈 4(2017) 제작팀을 투입하여, 브람 스토커의 원작을 바탕으로 총 90분물 3부작으로 제작하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3일까지 같은 시간인 밤 9시에 방영했는데, 첫 에피소드에서 잘 짜인 긴장감이 회를 거듭할수록 떨어진다는 평이 우세했다. 드라큘라를 연기한 네덜란드 배우 클라에스 방(Claes Bang)이 악마 제임스 본드 같다는 헤드라인도 보인다.

미니시리즈 <드라큘라>(2020) 예고편

아일랜드 작가 브람 스토커가 1897년 소설 <드라큘라>를 출간한 이래 수많은 스크린과 스테이지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그는, 원래 루마니아 북서부 지방을 일컫는 트란실바니아 지방의 영주이자 구국의 영웅이었다. 그가 어떻게 400년도 훨씬 지나 소설에 등장하고 이를 토대로 영화와 연극의 공포 캐릭터로 변화했는지 알아보았다.

 

블라드 3세 드라쿨라, 일명 블라드 체페쉬

그는 1431년에 신성로마제국의 '용의 기사' 작위를 받고 발라히아 공국의 왕이 된 아버지 블라드 2세의 아들로 태어났다. 루마니아어로 '드라쿨'은 '악마의' 또는 '용의' 라는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는데 여기에 자식을 의미하는 어미 'a'를 덧붙였다. 오스만 투르크에 볼모로 있던 그는 아버지와 형이 정적에게 암살당하자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 원수인 블라디슬라브 2세를 몰아내고 블라드 3세로 즉위하였다. 그는 1477년 암살될 때까지 세 번에 걸쳐 영지를 통치하며 루마니아의 가장 유명한 군주가 되었다.

 

잔인하고 가혹한 형벌로 악명을 떨치다

게르만 연대기에 조각된 판화에 나온 블라드 체페쉬(1499)

그는 '체페쉬(Tepes)'라는 별칭을 가졌는데, 이는 루마니아어로 꼬챙이 또는 뾰족한 물건이라는 뜻이다. 이는 정적이나 적국과 싸울 때나 나라를 통치할 때 전쟁포로나 죄인을 장대에 꽂아서 처형한 데서 유래한다. 독일계인 작센인 상인들과 징세 문제로 충돌할 때도 400여 명을 체포하여 가혹한 방식으로 처형하여 악명을 떨쳤다. 서방 세계에 사악한 악마 또는 잔혹하고 두려운 인물로 알려진 것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오스만 투르크를 물리친 전쟁 영웅

그는 세 번에 걸쳐 7년 동안 영지를 통치하는 동안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메흐메트 2세와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나라를 지켜냈다. 1462년에는 12만 대군을 일으켜 침공한 오스만 투르크에 맞서 고작 3만의 군사로 게릴라전을 벌여 적군을 물리친 구국의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12년 동안 헝가리에 불모로 붙잡힌 후 돌아올 무렵 그의 잔인한 보복을 두려워한 귀족들에게 살해되었고, 그의 시신이 어디에 안치되었는지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루마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 나라의 영웅인 그의 동상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뮤지컬 <드라큘라>(2020) 소개 영상

120여 년 전 아일랜드 작가 브람 스토커가 그에 관한 전설을 전해 듣고 고딕 호러 소설의 주인공으로 쓰면서 드라큘라 백작은 이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뱀파이어가 되었다. '드라쿨라'가 '용의 아들'과 '악마의 아들'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의미로 받아들여지듯이, 고국에서는 나라를 구한 용맹한 군주로 추앙되는 반면, 다른 나라에서는 흡혈 괴물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