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 부문 수상이 유력시되었던 <조커>와 <결혼이야기>를 제치고, 샘 멘데스 감독과 그의 전쟁 영화 <1917>이 영광을 차지하였다. 이 영화는 박스오피스 수입에서 10억 달러를 넘어선 흥행작 <조커>와 평론가들의 격찬을 받은 넷플릭스의 <결혼 이야기>를 제쳤고, 골든글로브상 수상 자격을 갖추기 위해 급히 제한적인 상영만 이루어진 상태에서 아직 흥행 결과를 점칠 수 없는 상태였다. 또한 비교적 드문 제1차 세계대전 배경의 영화라는 점이 특이했고, 더군다나 영국 병사를 연기한 두 주연 배우 조지 맥케이와 딘-찰스 채프먼은 별로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었다.

영화 <1917> 예고편

1월 10일 본격적으로 개봉한 영화 <1917>은, 우리나라에서 2월 개봉으로만 알려졌고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골든글로브에서 전초전을 치르며 경쟁작들을 제친 이 영화가, 2월 10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성적을 올리지도 관건이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 세 가지를 알아보았다.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전에 비해 드물다. 미국의 개입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기도 했지만, 전쟁 양태가 주로 보병전이었기 때문이다. 병사들은 참호를 파서 질척거리고 시체로 가득한 통로를 따라 이동했고, 전공을 세우기 위해 자살 공격이나 다름없는 무모한 돌격 전술을 반복하였다. 1914년에 개전하여 첫 5개월 동안 보병전을 치르며 약 50만 명의 병사가 사망했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4년 동안 민간인을 포함하여 사망자는 4천만 명에 이른다. 영화 <1917>은 열악한 환경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에 떨었던 참호 병사(Trench soldier)의 참상을 무덤덤하게 롱테이크로 보여주면서 강렬한 반전 메시지를 전파한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참호 병사의 참상에 관한 다큐 영상

 

알베리히 작전

제1차 세계대전이 종반을 향하던 1917년, 독일군의 알베리히 작전(Operation Alberich)이 영화의 배경이다. 독일은 전술적으로 힌덴부르그 전선으로 철수를 계획하고 영불 연합군의 추격에 대비하였다.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태에서 적군의 매복 계획을 간파한 영국군은, 두 사람의 병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에게 전방 부대에 이 사실을 알릴 것을 명령한다. 적군이 점령하고 있는 지역을 지나가야 하는 위험한 임무를 맡긴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사실적으로 전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오스카 5관왕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연 조지 맥케이와 딘-찰스 채프먼의 인터뷰 영상

 

할아버지로부터 전해들은 영웅담

샘 멘데스 감독은 제1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했던 할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되살려 영화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 웨스트 앤드(West End)의 뮤지컬 감독으로 시작한 그는, 영화감독 데뷔작 <America Beauty>(1999)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의 감독상을 받았고 지난 해에는 연극 <The Ferryman>으로 토미상을 받았다. 근래에는 007 시리즈 <스펙터>(2012)와 <스카이폴>(2015)을 감독하면서 액션 영화감독의 면모도 보여주었다. 영화, TV, 연극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 영국 여왕의 훈장까지 수상하여 영국의 거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화 <1917> 메이킹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