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경찰서 소속 단짝 형사 두 명이 파트너가 되어 마약 범죄를 소탕하는 영화 <나쁜 녀석들>(Bad Boys)의 세 번째 작품이 올해 1월 15일 개봉한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고전 <Stray Dog>(野良犬, 1949)를 효시로 하는 버디 캅(Buddy Cop) 또는 투캅스 영화는 세계 영화계에서 자주 채용하는 서브 장르가 된지 오래다. 수사 방식이나 개인적인 특성, 때로는 서로 다른 인종의 형사 캐릭터를 투탑으로 내세워 강력 범죄를 소탕하는 대표적인 버디 캅 영화를 알아보았다.

영화 <Bad Boys for Life>(2020) 예고편

 

<밤의 열기 속에서>(In the Heat of the Night, 1967)

할리우드 투캅스 영화의 최초라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수상하여 미국 국회의사당에 헌정되었다. 당시 사회적인 화두였던 인종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 북부 도시 출신의 흑인 형사가 미시시피 주에 파견되어 그곳 백인 서장과 함께 흑백 갈등을 무릅쓰고 살인사건 해결에 나선다. 당대의 명배우 로드 스타이거와 시드니 포이티어가 함께 열연하였으나, 남우주연상은 결국 백인인 로드 스타이거에게 돌아가 뒷말이 무성했다. 박스오피스에서 제작비 200만 달러의 12배를 벌어들여 상업적으로도 흥행했고, 두 편의 속편이 제작되어 모두 3부작으로 구성되었다.

영화 <밤의 열기 속에서>(1967) 예고편

 

<리썰 웨폰>(Lethal Weapon, 1987)

은퇴를 앞둔 소심한 형사 '로저'(대니 글로버)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혈형사 '마틴'(멜 깁슨)이라는 서로 대비되는 두 명의 LAPD 형사를 내세운 코미디다. 매드 맥스로 성공한 멜 깁슨의 스트롱맨 이미지를 형사물로 가져와, 1억 2천만 달러의 흥행 성공을 기록하였다. 그 후 1998년까지 세 편의 영화가 더 제작되어 프랜차이즈로 발전했고, 2016년에는 동명의 드라마 세 시즌이 제작되었다. 다섯 번째 영화가 제작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돌았으나, 멜 깁슨, 대니 글로버 모두 관심이 없다며 이 사실을 부인하였다.

영화 <리썰 웨폰>(1987) 예고편

 

<나쁜 녀석들>(Bad Boys, 1995)

이제는 흥행 감독으로 손꼽히는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스탠딩 코미디언 마틴 로렌스와 래퍼 윌 스미스를 일약 주연급으로 캐스팅하여, 마약범죄를 소탕하는 절친 마이애미 경찰 이야기를 담았다. 가정적인 마틴 로렌스와 달리,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주먹이 앞서는 급한 성격의 윌 스미스를 대비하였다. 상대를 'Bitch'라고 부르는 등 두 연기자의 거칠고 즉흥적인 연기가 영화의 성공에 한몫 하여, 박스오피스 1억 4천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후속작 <Bad Boys II>(2003) 역시 2억 7천만 달러로 연속 성공을 거두었고, 올해 세 번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나쁜 녀석들> 예고편

 

<러시 아워>(Rush Hour, 1998)

홍콩 경찰(성룡)과 L. A. 경찰(크리스 터커)이 공조하여 국제 범죄조직을 소탕한다는 형사 코미디. 미국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성룡을 할리우드 영화의 공동 주연급으로 캐스팅한다는 기획에서 시작되어, 박스오피스 2억 4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어서 프랜차이즈로 발전하여 <Rush Hour II>(2001)는 3억 5천만 달러, <Rush Hour III>(2007)는 2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연속으로 흥행 성공했다. <Rush Hour II>는 장쯔이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단 세 마디 영어 대사 중 "Some apple?"이라는 대사 장면이 명장면으로 기록되었다. 최근에 네 번째 속편에 대한 소문이 끊임없이 돌았으나, 지난 해 크리스 터커의 긍정적 반응에 비해 성룡은 부정적으로 답변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Rush Hour>(1998) 예고편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2006)

19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NBC의 형사 드라마 <마이애미 바이스>의 마이클 만 감독이 스타일리쉬한 정통 액션 영화로 리메이크하였다. 영화 <콜래트럴> 제작 중 출연 배우 제이미 폭스로부터 <콜래트럴>과 유사한 스타일의 형사물을 제작하자는 제안을 듣고 시작되었고, 뒤이어 콜린 퍼렐이 파트너 형사로 캐스팅되었다. 하지만 영상미는 뛰어나나 캐릭터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며, 제작비 1억 3천만 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개봉 첫 주에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을 누르고 수위에 올랐으나, 시간이 갈수록 뒤쳐지고 말았다. 결국 80년대 패션, 문화, 음악의 아이콘이었던 오리지널 TV 드라마를 넘지 못하였다는 평가다.

영화 <마이애미 바이스>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