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구시가지의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에는 재즈 카페와 나이트클럽, 그리고 그곳을 찾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로열 스트리트(Royal Street)에는 거리 밴드들이 목 좋은 장소를 점유한 채 흥겹게 버스킹을 하며 주위를 둘러싼 관광객들을 즐겁게 한다. 이들 가운데 대형 재즈 페스티벌에 초대를 받거나 매년 음반을 낼 정도로 유명한 밴드도 있다. 튜바 스키니(Tuba Skinny)가 그런 밴드다.

로열 스트리트에서 'Jubilee Stomp'를 연주하는 튜바 스키니(2018)

이들이 결성된 시기는 2009년이니 이제 10년 차가 되었다. 뉴올리언스에서 1920년대에서 1930년대 사이에 유행하던 재즈 음악을 하면서 자연스레 모였다. 악기도 당시의 유행이라 할 수 있는 코넷, 클라리넷, 트롬본, 튜바, 테너 반조, 기타, 워시보드(Washboard, 빨래판처럼 생긴 타악기)로 구성했고 보컬도 가세했다. 이들은 로열 스트리트에서 주로 버스킹을 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멕시코나 유럽의 재즈 페스티벌을 돌아다니며 순회 연주를 했다. 이들은 매년 음반을 내며 그동안 쌓은 디스코그래피도 벌써 10장에 이르렀다.

로열 스트리트에서 'Gotta Give Me Some'을 연주하는 튜바 스키니(2013)

이들이 모두 뉴올리언스 출신은 아니다. 밴드의 기원은 2006년 뉴욕이라 할 수 있다. 미시간 음악 대학원 졸업생과 클라리넷 연주자가 뉴올리언스 음악에 뜻이 맞아 무작정 현지로 내려가 버스킹에 나섰고, 현재의 리더 샤이 콘(Shaye Cohn)이 뒤늦게 합류했다. 이들의 영상에서 흥겹게 발장단을 맞추며 코넷을 연주하는 여성이 바로 콘인데, 그는 저명한 재즈 색소포니스트 알 콘(Al Cohn)의 친손녀다. 샤이 콘은 코넷 외에도 피아노, 바이올린, 반조, 스푼 등을 연주하는 멀티 인스트루멘털리스트로 밴드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뉴욕에서 'Laughing When I'm 6 Feed Down'을 연주하는 튜바 스키니(2018)

튜바 스키니의 리더 샤이 콘에 관해서는 재미난 일화가 있다. 그는 12년 동안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며 다수의 수상 경력을 지닌 실력파 피아니스트였으나, 뉴욕대에서 공부하던 중 갑자기 자신의 음악 인생에 대한 회의가 들어 음악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러다 뉴올리언스로 흘러들어와 루마니아의 집시 바이올린 연주자를 만나면서 새로운 음악에 눈을 뜨게 되었다.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연주에 합을 맞추는 집합 임프로비제이션 음악을 하면서 제 2의 음악 인생을 찾게 된 것이다.

로열 스트리트에서 'Jackson Stomp'를 연주하는 튜바 스키니(2019)

"뉴올리언스로 들어와 거리 밴드에서 함께 연주하면서, 솔로 연주에 들어갈 타이밍을 잡기 위해서 남의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어요. 그전에는 나의 연주에만 집중을 했거든요." 자신의 달라진 음악 관점에 대한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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