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고대 그리스 신화부터 셰익스피어의 문학에 이르기까지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 소재로 널리 사용되었다. 오늘날의 영화에서도 마찬가지. 복수를 말하지 않고는 인간의 대립 구도를 다루기 어렵다. 특히 스릴러나 호러, 액션물은 대부분 복수의 요소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편적인 소재로 자리를 잡았다. 인디포스트는 수많은 복수 영화 중 차별적인 요소가 있어 꼭 봐야 할 역작들을 뽑았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처럼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영화들은 제외하였다.

 

<케이프 피어>(Cape Fear, 1991)

명감독 마틴 스콜세지와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의 일곱 번째 합작 영화로, 1962년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오리지널 영화의 주연이었던 그레고리 펙과 로버트 미첨이 카메오로 출연하였고, 노신사 그레고리 펙이 마지막으로 출연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14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흉악범 '맥스 케이디'가 자신을 기소했던 검사 가족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으로, 독특한 악역 캐릭터의 로버트 드 니로 연기에 호평이 이어졌고 수많은 패러디 영상이 제작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아쉽게 오스카와 골든글러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1억 8천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흥행을 거두었다.

영화 <Cape Fear>(1991) 예고편

 

<크로우>(The Crow, 1994)

코믹잡지의 캐릭터를 기반으로, 갱단에게 살해당한 록스타가 복수를 위해 초능력자로 되살아나는 슈퍼 히어로 영화다. 주연으로 캐스팅된 이소룡의 아들 브랜든 리가 촬영 도중 실탄이 장전된 총기 사고로 사망하여, 아버지보다 더 이른 28세로 생을 마감한 비극적인 영화가 되었다. 당시 8일분의 촬영을 끝내지 못하고 남았지만, 시나리오 수정과 CG 작업 등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 햇빛을 보게 되었다. 브랜든 리의 비극적인 죽음과 영화 전체에 흐르는 음습한 분위기로 인해 컬트 영화로 대우받게 되었고, 세 편의 영화와 두 시즌의 드라마가 추가로 제작되었다.

영화 <크로우>(1994) 예고편

 

<메멘토>(Memento, 2001)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로, 동생 조나가 쓴 단편 <메멘토 모리>에서 모티브를 땄다. 과거 10분밖에 기억을 하지 못하는 희귀한 기억상실증에 시달리는 남자가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복수한다는 이야기로, 전체 40여 장면을 시계열적으로 반대 구성으로 배열하여 관객들을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으로 밀어 넣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를 제대로 이해한 관객에게는 재미있는 영화가 되고, 그렇지 않다면 지루하고 힘든 영화가 된다. 메멘토는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1001편> 중 하나로 포함되었고, 미국 국회의사당에 영구 보존된 명작이다.

영화 <메멘토> 예고편

 

<킬빌 1> & <킬빌2> (Kill Bill, 2003~2004)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어린 시절 깊은 영감을 받았던 홍콩 무협 영화의 기억을 떠올려 B급 감성으로 가득 채운 무협 복수극이다. 감독의 뮤즈였던 우마 서먼이 이소룡의 오마주인 노란 체육복을 입고 자신과 배 속의 아이를 죽이려 한 빌 일당을 찾아서 차례로 복수한다는 내용으로, 신체가 절단되는 잔혹한 장면이 화제가 되었다. 두 편으로 개봉되어 모두 3억 3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흥행작이 되었다. 그 후에도 후속편 제작에 관한 소문이 끊임없이 돌았으나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영화 <킬빌> 예고편

 

<더 헌트>(The Hunt, 2012)

영화를 통해 이상적인 공동체를 탐구한 덴마크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이 <더 헌트>(원제: Jagten)를 통해 공동체의 허상을 고발한다. 할리우드에서 악역으로 유명한 덴마크 배우 매즈 미켈슨이, 마을 사람들로부터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오인되어 린치를 당하는 교사 역을 맡았다. 사건이 마무리되어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상대를 용서하지 못하는 집단 히스테리를 담았다.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2012년 칸영화제 3관왕이 되었고, 흥행에서도 성공하여 3백 5십만 달러의 제작비로 다섯 배 이상의 극장 수입을 거두었다.

영화 <더 헌트>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