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이 답답한 방에 앉아 있다. 그의 가슴은 수많은 서랍으로 가득하고, 서랍 안에서 모든 필요한 것을 꺼내어 생활한다. 차도 마시고 바느질 도구도 서랍에서 꺼낸다. 덕분에 그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서랍 안으로 낯선 이방인이 침입한다. 그를 잡기 위해 모든 서랍을 쥐잡듯 뒤지지만, 도리어 그를 통해 밝고 쾌활한 바깥세상을 알게 된다. 그곳을 더 많이 알기 위해 톱으로 구멍을 넓히면서 7분간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스톱모션 <Piirongin Piiloissa>(Chest of Drawers, 2011)

이 애니메이션은 핀란드의 Turku Arts Academy의 학생이었던 Sanni Lahtinen의 졸업 작품으로 이스탄불 애니메이션 영화제 등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2016년에 온라인에 올라와 유튜브에서 1,200만 조회 수를 훌쩍 넘어섰다. 수많은 댓글에는 'Comfort Zone'(안락지대)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만의 안락지대에서 벗어나기를 무의식적으로 싫어하지만, 편한 곳에서 갇혀 있지 말고 바깥세상으로 탈출해야 한다는 작품의 메시지를 끌어낸 것.

창작자 Sanni Lahtinen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