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면은 오롯이 전문 작가의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크라우드 펀딩, 독립 출판 등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빚어낼 기회가 늘어났다. 문제는 글을 막상 쓰려면 막막하다는 것. 이런 이들을 위한 지침서들이 있다. 별것 없는 일상조차도 빛나게 만드는 글의 힘. 이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을 꼽아보았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하나의 책을 만드는 데 있어, 저자 외에도 수많은 사람의 노고가 들어 있다. 어떤 단어를 쓸지, 어떤 흐름으로 이어갈지, 어떤 식으로 지면에 글을 배치할지, 수없이 고민하는 사람들. 이들의 목적은 단 하나. 저자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온전히 전달하고자 하는 것.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의 저자도 그중에 하나로, 교정∙교열자인 그는 20년 동안 책 다른 사람의 글을 다듬는 일을 해왔다.

문장이 매끄러워지는 방법을 자세한 항목을 나눠 알려주는 그의 책은 구체적이다. 피해야 하는 표현 방법을 사례를 들어 자세하게 설명해주어 이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문장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뭔가 어색했던 문장들은 그의 지도를 따라 조금씩 고치면 어느새 깔끔하고 단정한 모양새가 된다. 그러나 그는 경계한다. 모든 것은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

저자는 다른 사람의 글을 고칠 때 정해진 법칙이나 원칙은 없다고 했다. 유일한 기준이라고는 “문장은 누가 쓰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순서에 따라 쓴다”뿐이라고. 다만 자주 발견되는 어색한 표현과 주의해야 할 것들쯤은 목록을 만들 수 있기에 책에 이러한 목록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신중한 저자이기에 더욱 신뢰감이 간다. 그렇기에 누구든 선뜻 물어볼 수 있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최근 몇 년 새 출판계에서 가장 화두에 자주 오르는 장르는 에세이이다. 다양한 에세이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출판에서 새로운 에세이 작가를 물색하고, 글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스스로 에세이를 쓰고 싶어 한다. 다만 문제는, 막상 쓰려면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 이런 이들을 위해 준비된 책이 있다.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의 저자 김은경은 9년간 에세이 전문 편집자로 다수의 에세이 작가를 발굴하고, 책을 기획했다. 그런 경험을 살려 저자는 아예 글을 시작하는 처음부터 마무리할 때까지의 과정을 돕는 책을 준비했다. 책은 시간이 없어 글을 못 쓴다고 하는 사람, 어떤 주제를 잡아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글의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사람 등 독자이자 글 쓰는 이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친절한 조언을 해준다. 또한, ‘첫 문장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라’, ‘몇 년 후에 봐도 촌스럽지 않은 글을 써라’ 등 실질적인 노하우도 담았다. 그렇기에 책을 읽다 보면 누구라도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일단 써 보라고.

 

글쓰기의 최전선

제목만 보면 자기계발서와 같은 실용서인 것만 같지만, 에세이에 가깝다.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이를 통해 실용적인 방법까지 알려준다. 저자 은유는 오랜 시간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강사이자 산문집, 인터뷰집의 책을 낸 작가이다. 그는 몇 년 동안 강의를 진행한 경험을 담아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책을 냈고, 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최전선>이다.

책은 저자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서문을 연다. 글 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며 우리는 글을 쓴다는 행위가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일인지 느끼게 된다. 그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기 전에,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서문으로 씀으로써 독자가 그의 삶에 감응하게 하고, 이것이 글의 힘이라는 것을. 이후 저자는 성폭력 피해 여성 등과 같은 상처가 많은 이들을 글쓰기 강좌의 학생으로 만나면서 일어난 일들을 글로 풀어낸다. 그들이 글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반복해서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다. 우리는 글을 써야 한다고. 이렇게 설득된 독자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준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넘기고 나면 다소 비장하기까지 한 책의 제목이 이해된다. 글은 다른 사람을 설득할 힘이 있고, 나를 지키는 힘이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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