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의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과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안은 화제의 영화 <조커>가 10월 2일 국내 개봉한다. 이제까지 악당 캐릭터를 독자적인 주연으로 내세운 슈퍼빌런(Supervillain) 영화로는 첫 사례일 것이다. 물론 호러/스릴러에 가까운 영화 <한니발>은 제외한 경우다. 영화의 악당 캐릭터 순위를 구글링해보면, 자주 <스타워즈>의 다스 베이더,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등을 제치고 수위에 오를 만큼, 조커는 역대 최고의 악당 캐릭터로 인정된다. 1940년 <배트맨> 코믹북 시리즈에 처음 등장하여 캐릭터 역사 80년을 앞둔 연대기를 알아보았다.

 

코믹북 속의 악당, 조커

조커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0년, DC 코믹스에서 출간한 <배트맨> 연재에서 비롯되었다. 작가와 만화가, 그리고 조수까지 세 명이 함께 거론되나, 누가 어떻게 얼마만큼 아이디어를 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하지만 ‘조커’ 콘셉트가 영화 <The Man Who Laughs>(1928)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영화의 주인공인 콘라드 베이트(Conrad Veidt)가 연기한 ‘Gwynplaine’은 얼굴이 흉하게 변형되어 영원히 웃는 표정을 짓는 인물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조커는 사람들에게 독약을 뿌리다가 곧 배트맨에게 죽음을 당했으나, 당시 편집자의 의견에 따라 회생하여 고정 출연하게 되었다.

영화 <The Man Who Laughs>(1928)의 Gwynplaine

 

1960년대 첫 조커 배우, 케서 로메로

사상 최초로 실사로 제작된 <배트맨>은 1966년 1월에 첫 방송을 시작하여 1968년까지 3월까지 세 시즌 동안 120편이 방송되었고, 방송 종료 후에는 TV의 스토리와 캐스팅을 그대로 이어서 한 편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배트맨 역에는 액션 배우 아담 웨스트(Adam West)가, 조커 역에는 악역이나 라틴 댄서를 주로 맡았던 배우 케서 로메로(Cesar Romero)가 줄곧 출연하였다. 서프 뮤직 스타일로 빠른 템포의 배트맨 테마송은 인기 만점이었다.

케서 로메로의 조커 연기 컴필레이션 영상

 

팀 버튼 감독의 조커, 잭 니콜슨

DC 코믹스와 한배를 탄 영화사 워너 브라더스는, DC의 간판 캐릭터로 <Superman>(1988)와 <Batman>(1989)을 연이어 제작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일찌감치 <Batman>의 감독으로 낙점된 팀 버튼 감독은, 선악을 대비시킨 배역으로 명배우 잭 니콜슨과 마이클 키튼을 캐스팅하여, 박스오피스 4억 달러를 넘는 흥행 성적을 이루었다. 당시 조커 역의 잭 니콜슨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배트맨 역의 마이클 키튼 캐스팅에는 반대가 심하여 코믹북 팬들이 할리우드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영화 <배트맨>(1989)의 엔딩 장면

 

<다크 나이트> 3부작의 히스 레저

2005년부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3부작이 연이어 제작되어, 24억 달러가 넘는 대성공을 이뤘다. 이 중 두 번째 작품인 <다크 나이트>(2008)에서 배트맨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보다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Heath Ledger)의 명연기가 더 주목을 받을 정도였다. 이 영화는 2008년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으며, 아카데미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기도 전에 조커 배우는 의문의 약물 과용으로 28년의 이른 생을 마감하였고, 사후에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았다.

<다크 나이트>의 조커 연기 컴필레이션 영상

 

스탠드 얼론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

마블의 <헐크>나 <닥터 스트레인지> 출연 제안을 거절했던 호아킨 피닉스가, 그보다 적은 예산의 <조커> 역을 맡아 일찌감치 화제가 되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하자는 워너 영화사의 의견을 거절하고, 그를 유일한 최적 후보로 낙점했다. 사회로부터 멸시와 냉대를 받던 스탠딩 코미디언 ‘아서 플렉’이, 냉소적인 범죄자 조커로 변신하는 연기를 펼쳐 토론토 영화제에서 수상하였다. 2019년 최고의 영화로 기대를 모으면서 10월 2일 개봉을 앞두었다.

영화 <조커>(2019)의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