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신이 심상치 않다. 런던, 시카고, LA의 젊은 뮤지션들이 재즈라는 이름을 빌린 새로운 음악을 제시하고 있다. 덕분에 재즈는 힙합, 펑크, 알앤비,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 있는 음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카마시 워싱턴, 켄드릭 라마와의 협업으로 재즈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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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의 색소폰 연주자 카마시 워싱턴의 세계를 이렇게 요약해본다. “그는 재즈를 좋아하고, 힙합도 즐겨 들으며, 장르를 구분 짓는 것을 거부한다.” 카마시 워싱턴은 2009년 스눕독의 투어 세션으로 색소폰을 불며 힙합과 재즈가 연결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리고 7년 후, 그는 켄드릭 라마의 명반 <To Pimp a Butterfly>의 참여진으로 알려지며 유명해졌다. 켄드릭 라마는 본 앨범에서 힙합과 재즈를 섞어낸 시도로 대중들이 신선한 힙합을 경험하게 했다. 이는 힙합의 생명을 연장했을 뿐만 아니라 대중들이 재즈에 관심을 두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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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For Free?’

같은 해에 카마시 워싱턴은 자신의 첫 앨범 <The Epic>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또한 Thundercat, Flying Lotus, Ibeyi, Sampha 등 펑크, R&B, 일렉트로닉, 힙합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대중이 재즈를 만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갔다. 재즈는 비욘세의 코첼라 페스티벌 무대까지 진출했다. 비욘세 뒤로 펼쳐진 수 십 명의 브라스 밴드는 그녀의 무대에 독특함과 음악성 더해주었다. 이렇듯 재즈는 ‘쿨한 음악’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 중이다. 국내 음악 팬들도 재즈 공연을 관람하는 것을 힙한 행위로 인식하는 것 같다. 오는 9월 9일에 열리는 카마시 워싱턴의 두 번째 내한 공연에는 지난해 공연 관람객 수보다 3배 이상인 약 2,5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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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브리티시 인베이젼이 될 수 있을까? <런던 남부의 재즈>

카마시 워싱턴이 일으킨 재즈 붐을 이어받은 곳은 다름 아닌 런던이다. 미국의 뉴올리언스도 아닌 영국의 런던 남부라니. “영국에도 재즈가 있어?”라고 놀라는 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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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남부 재즈 신은 1980, 90년대 생의 젊은 뮤지션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들은 댄스 클럽에서 DJ와 함께 연주하며 재즈를 젊은 세대를 위한 음악으로 갱신하고 있다. 이 새로운 세대는 재즈를 자유로이 해석해 전자악기를 도입하고, 런던 이민자의 영향으로 아프로 비트나 브라질의 비트를 혼합하기도 한다. 또한 장르는 음악에 한계를 가져온다고 믿으며 의식적으로 장르 나누기를 거부한다. 이러한 장르 파괴적 경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거대 기획사 Impulse! 가 런던의 색소포니스트 Shabaka Hutchings와 계약을 체결한 것도 런던의 재즈가 가져올 국제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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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는 런던의 재즈 신 소식을 세계 곳곳에 알릴 미디어 플랫폼들이 많다. 영국인들은 음악을 콘텐츠로 포장해서 유통하는 데에 기가 막힌 재능이 있는데. 보일러 룸, NTS 라디오, Resident Advisor, World Wide FM 모두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으로 라이브 영상 콘텐츠, 공연 소식, 플레이리스트, 매거진, 페스티벌 실황 등을 랜선을 통해 전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제2의 브리티시 인베이젼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

Kamaal Williams at Flesh & Bone Studios 라이브 영상

 

번뜩이는 실험이 벌어지는 시카고의 재즈 신, 그 중심에 있는 Makaya McCraven

런던과 비슷한 기운이 감도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시카고다. 시카고 재즈 신엔 2년 전부터 런던의 재즈 뮤지션과 활발히 교류한 아티스트가 있다. 드러머 겸 프로듀서인 Makaya McCraven은 2017년 런던으로 건너가 3일 동안 그곳의 재즈 연주자들과 즉흥연주를 펼쳤다(Theon Cross, Nubya Garcia, Shabaka Hutchings, Kamaal Williams 등). 그리고 이때의 연주를 녹음하여 2장의 앨범 <Universal Beings>와 <Where We Come From (Chicago X London Mixtape)>을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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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앨범은 단순한 라이브 연주의 기록은 아니다. 마카야 맥크레이븐은 런던에서 녹음한 테이프를 시카고로 가져와 이를 가공했다. 레코딩을 편집하고, 음악 요소의 배열을 달리하고, 전자 음악을 추가하여 최초의 것보다 더 생생하고 역동적인 앨범을 만들었다. 그는 앞으로의 음악이 과거를 잊지 않되, 새롭고 전 인류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시카고의 재즈는 마카야 맥크레이븐을 주축으로 장르를 파괴하는 음악으로 발전하고 있다. 런던과 비교하면 보다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도 벌이고 있는 시카고 재즈 신에 주목해보자.

Makaya McCraven ‘Halls (feat. Theon Cross, Joe Armon-Jones & Nubya Garcia)’

 

Writer

소니뮤직 코리아 팝 마케팅 팀에서 근무했음. 월드뮤직, 해외의 서브컬쳐 음악과 인디 음악이 취향입니다. 취향을 살려 아주 작은 해외음악 레이블을 혼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