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주인공이 죽으면서 대개 스토리라인이 결말에 이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러닝타임 중 긴 시간 주인공이 죽은 유령으로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어느 사이트에서는 이런 영화를 ‘Dead All Along’ 스토리라인으로 부르기도 한다. 어떤 영화는 끝까지 이 사실을 드러내지 않고 마지막 장면에 충격과 반전을 가져오기도 한다. ‘Dead All Along’ 스토리라인의 대표적 영화들을 꼽아 보았다.

* 본문에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Always>(영혼은 그대 곁에, 1989)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몇 안 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이후에 나온 <사랑과 영혼>과 같은 선한 유령영화의 원조로 인정되는 영화다. 주인공 ‘피트’(리처드 드레이퍼스)는 산불을 진압하는 소방 비행기의 조종사로 사랑하는 아내를 남겨둔 채 사망하게 되나, 천사장 ‘햅’(오드리 헵번)으로부터 임무를 받아 인간 세상에 내려온다. 그는 자신의 아내를 흠모하는 후배와 아내를 맺어주고 자신의 길을 떠나게 된다. 이 영화는 흥행의 마술사인 스필버그 감독의 유일한 실패작, 또는 오드리 헵번의 마지막 출연작으로 여러 가지 상징성을 가진 영화다.

제이 디 사우더(J.D.Souther)가 부른 OST ‘Smoke Getz in Your Eyes’

 

<Ghost>(사랑과 영혼, 1990)

영화 <Always>에 자극을 받아, 10년 넘게 제작되지 않고 방치되던 비운의 시나리오 <Ghost>가 제작되어 세계적으로 5억 달러가 넘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1990년에 개봉되어 당시로는 대단한 성적인 350만 관객을 동원하였고, 지금까지 대표적인 로맨스 영화로 남았다. 도자기 빚는 신은 영화나 TV에서 수없이 패러디되어 세계적으로 도자기 제작을 배우는 열풍을 낳기도 했다. 우피 골드버그는 아카데미 조연상을 받으며 스타로 발돋움했고, 패트릭 스웨이지 역시 입지를 굳혔다. 영화에 삽입된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Unchained Melody’(1965)는 영화의 인기를 타고 다시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Righteous Brothers의 OST ‘Unchained Melody’

 

<Ghost Story>(2017)

데이비드 로워리 감독이 1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제작한 영화지만, <Ain’t Them Bodies Saints>(2013)에서 인연을 쌓은 스타 배우 케이시 애플렉과 루니 마라를 설득하여 캐스팅하면서 더욱 언론의 기대를 받았다. 감독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에서 받은 영감을 영화 곳곳에서 드러냈고, 이사 다닐 때마다 옛집의 구석진 틈에 쪽지를 남겼다는 감독의 경험담을 영화에 남겼다. A24가 배급을 맡아 19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기록했으나, 다소 지루하다는 부정적인 평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영화 <Ghost Story> 예고편

영화 초반부터 주인공이 이미 사망한 유령이라는 점을 밝힌 영화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영화는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아 영화 말미에 강한 반전과 충격을 주는 영화들이다.

 

<Sixth Sense>(식스 센스, 1999)

반전 영화로 유명한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대표작으로, 6억 7천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거둬 수년 전 <It>로 기록이 깨지기 전까지 가장 성공한 호러 영화였다. 유령을 볼 수 있는 육감을 지닌 할리 조엘 오스멘트(Haley Joel Osment)의 아역 연기는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마지막 장면의 반전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를 먼저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는 관행이 강조되었고, 그 후에도 ‘식스센스급 반전’이란 관용어를 낳기도 했다.

영화 <식스 센스> 예고편

 

<The Others>(디 아더스, 2001)

스페인에서 영어로 제작되어 스페인의 아카데미라 불리는 고야영화제 8관왕을 안은 <디 아더스> 역시 반전 영화의 교과서로 불린다. 스페인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작품으로, 니콜 키드먼의 눈부신 연기로 아이들과 함께 외딴 저택의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무서운 장면 없이도 무서운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2억 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렸다.

영화 <디 아더스> 예고편

 

<The Lovely Bones>(러블리 본즈, 2009)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에게 궁금증과 안타까움을 유발했던 영화다. <반지의 제왕>과 <킹콩>으로 명감독 반열에 오른 피터 잭슨 감독의 작품으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하였다. 시얼사 로넌(Saoirse Ronan)의 아역 연기나 비주얼에서는 호평을 받았으나, 아동 살인을 다룬 불편한 영화로 인식되었고 살인범이나 살해당한 아동의 사후 세상을 아름답게 묘사했다는 등 영화 디테일에 대한 거부감이 이어져 여러 차례 개봉일이 연기된 끝에 제한적 상영에 그쳤다. 그 후 와이드 릴리스로 전환되어 9,3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렸으나 논란의 영화로 남았다.

영화 <러블리 본즈>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