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드라마의 주인공은 주로 Z세대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로, 이들이 사회경제적 주요 계층으로 떠오르면서 TV 드라마 시장의 판도 역시 바뀌게 되었다. Z세대는 넷플릭스의 구독자 가운데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YOU(너의 모든 것)>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는 데 Z세대의 압도적인 지지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작금의 드라마 명운을 책임지고 있는 Z세대를 대변하는 넷플릭스의 발칙한 틴 드라마 4편을 소개해볼까 한다.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 (2019)

Z세대의 고유한 특징 중 하나는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디지털 원주민)' 세대라는 점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드라마가 바로 독일의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다. 주인공인 고등학생 ‘모리츠’는 IT 기기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뿐만 아니라 이를 자신의 사업을 구상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 이 밖에도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는 Z세대에 대한 폭넓은 가이드를 제공한다고 해도 무방하며, 모리츠는 Z세대에 대하여 "This is My Generation."이라고 소개한다.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 예고편

여자친구 '리자'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모리츠는 마약을 구매해 그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했으나 실패하자 이에 친구 '레니'와 함께 대량 구매한 마약으로 사업을 벌이는 간 큰 행보를 보인다. 이 이야기는 독일에서 가장 큰 온라인 마약 딜러였던 10대 소년의 실제 경험담을 바탕으로 했으며 파격적인 소재, 내용과는 달리 이 드라마는 10대 소년의 성장통과 우정을 유쾌하게 담아내고 있다. 한편 제작자는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를 통해 오늘날 10대 친구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Trinkets(트링킷)>(2019)

6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신작 틴 드라마로, 영화 <금발이 너무해>의 원작자 커스틴 스미스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 7월 시즌 2를 확정했다. <트링킷>은 엄마를 잃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빠와 살게 된 '엘로디', 폭력적인 남자친구 때문에 힘들어하는 '태비사', 학업 성적이 우수하지만 재정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모' 등 비록 각기 다른 성격과 개성을 가졌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형성한 세 사람이 친구가 되는 과정을 진솔하면서도 가감없이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트링킷> 예고편

<How to sell drugs Online (Fast)>, <트링킷> 두 드라마 모두 10대 청소년의 비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 <트링킷>은 '들치기'라는 절도행각, 오늘 날 10대 청소년들의 가벼운 죄의식을 꼬집으면서도 Z세대의 자유로운 가치관, 개인적이고 현재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드라마의 재미를 위한 자극적인 소재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원작자 커스틴 스미스는 <트링킷>을 통해 우리 인생에서 친구와 우정이 가지는 역할과 중요성을 전달하고자 했으며 뿐 만 아니라 오늘 날 인간관계에 있어서 실리를 추구하고 비대면 수평적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Z세대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트링킷> 배경음악 최고의 순간

 

<The Society(더 소사이어티)>(2019)

지난 7월 두 번째 시즌을 확정한 <더 소사이어티>는 5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으며 90년대 인기 TV 시리즈 <Party of Five(샐린저 하우스)>의 크리스토퍼 카이저가 제작 및 감독을 맡았다. 어른들이 모두 사라진 마을에 10대 아이들이 고립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그 이야기는 마치 윌리엄 골딩의 고전 소설 <Lord of Flies(파리대왕)>를 떠올리게 한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궁금증을 안기는 가운데 이야기는 혼란을 수습하고 질서와 규칙을 만들려는 무리와 이에 반발하는 무리들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더 소사이어티>는 전개가 빠르고 예상치 못한 전개로 궁금증을 낳는 중독적인 볼거리로 인정받고 있다.

<더 소사이어티> 시즌 2 예고편

보통의 생존 드라마와 달리 <더 소사이어티>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신들만의 자치 커뮤니티를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여성과 남성, 계급 갈등을 빚게 되거나 도덕성과 폭력 사이 딜레마에 빠진 10대들의 이야기는 마치 정치사회학의 한 단면과 닮았다. <더 소사이어티>의 온전히 10대들만 남은 세계를 통해 밀레니얼과 Z세대가 직면하고 겪은 민주주의와 현대 행동주의를 심도 있게 반영하고 있다. 이는 기존 틴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든 주제였으나 오늘날 사회, 정치적 이슈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Z세대들에게 안성맞춤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Derry Girls(데리걸스)>(2018)

90년대 아일랜드 북부 소도시 데리를 배경으로 한 <데리 걸스>는 오늘 소개하는 드라마들과 구별된다. 왜냐하면 80년대생인 등장인물들은 엄연히 말하자면 Z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데리 걸스> 속 당찬 인물들을 보노라면 마치 오늘 날 Z세대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교복을 거부하고 개성을 존중해달라는 아이들의 외침, 엄격한 가톨릭 여학교에서 문제를 도맡아 일으키는 등 <데리 걸스>는 오늘날 Z세대의 취향을 단숨에 저격하며 Z세대를 대변하는 대표작으로 떠올랐다.

<데리 걸스> 예고편

실제로 <데리 걸스>는 지난해 영국 채널4에서 시즌 1 1화가 방영되자마자 시즌 2를 확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채널4에서 1998년 종영된 <Father Ted>이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코미디 시리즈이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공은 비단 영국에서 그치지 않고 아일랜드 북부에서 가장 많이 본 TV 시리즈로 기록을 경신했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을 받았다. 평단뿐만 아니라 전 세계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는 극 중 ‘데리 걸스’의 거침없는 행보 때문일 것이다. 동시에 자기중심적인 10대 청소년기 고민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며 ‘나’를 중시하고 현실성을 고려하는 Z세대의 지지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데리 걸스> 대본 리딩 라이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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