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왜 넷플릭스와 같이 일하게 되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그들은 나에게 돈과 자유를 준다”라며 짧고 명확하게 답한 바 있다. 이미 <인디포스트>에서 소개한바 있는 첫 번째 프로젝트 <Rolling Thunder Revue>(링크)에 이어 두번째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스콜세지 감독 다운 주제와 캐스팅, 그리고 스케일이다. 올해 9월 27일 뉴욕 영화제에서의 첫 상영을 앞두고 <The Irishman>의 예고편이 공개되었는데, 그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로버트 드 니로가 주연을 맡고, 그 외에도 알 파치노, 조 페시, 바비 카나베일, 하비 케이틀 등의 캐스팅으로 이 영화가 조직범죄 영화임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영화 <The Irishman> 예고편

원래 이 영화는 파라마운트 영화사가 오래전부터 추진하던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스콜세지 감독의 전작 <사일런스>(2016)가 흥행에 참담하게 실패한 후 다음 프로젝트의 제작 예산이 2억 달러에 근접하자 부담을 느낀 파라마운트가 철수를 결정했고, 그 틈을 넷플릭스가 구원투수로 나서서 60%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하며 배급권을 차지한 것이다. 원래 1억 2천만 달러 정도로 책정되었던 제작 예산은, 이제 70대 중반을 넘어선 출연자들의 30년 젊은 시절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CG 비용이 늘어나며 2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이 제작비 예산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제작비가 높은 영화가 되었다.

영화 <The Irishman> 티저 영상

이 영화는 실존 인물인 프랭크 쉬란(Frank Sheeran)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The Irishman’은 그의 별칭이었는데, 미국 노조의 간부였으나 실제로는 이태리 마피아 조직과 트럭노조 위원장 지미 호파(Jimmy Hoffa)의 히트맨이었다고 알려졌다. 그의 고백에 의하면,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은 마피아와 관련되어 있으며 자신이 외딴집에서 지미 호파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영화에서 알 파치노가 연기한 지미 호파는 1975년 레스토랑의 주차장에서 실종되었으나 아직 FBI의 미궁으로 남은 사건이다. 프랭크 쉬란은 2003년 83세의 나이에 병으로 죽기 직전 다큐멘터리 작가에게 자신의 범행을 고백하였으나, 진실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으로 남았다.

프랭크 쉬란의 행적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The Irishman>은 스콜세지 감독과 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한 아홉 번째 작품이고,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함께 호흡을 맞춘 네 번째 작품이다.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이 작품을 이번 가을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화관에서는 제한적인 상영에 그칠 예정이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