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영화의 주인공은 저널리스트, 즉 언론인이다. 이들은 권력의 부패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대중들에게 알려서 정의를 세우고 민주주의를 유지한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하여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이끈 두 명 워싱턴 포스트 기자에서 최근 가톨릭 신부들의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친 보스턴 글로브까지, 다섯 편의 대표 저널리즘 영화를 소개한다.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 1976)

1974년 미국 닉슨 대통령의 사임을 촉발한 워터게이트 스캔들에는, 당시 지역신문에 불과했던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의 신참 기자 칼 번스타인과 밥 우드워드의 집요한 취재와 “Deep Throat”라는 익명의 제보자가 있었다. (2005년에야 당시 제보자가 FBI 부국장이었음이 밝혀졌다.)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제안으로 두 기자는 당시 취재를 기록한 <All the President’s Men>을 집필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명감독 알란 파큘라가 로버트 레드포드와 더스틴 호프만과 함께 클래식 저널리즘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는 오스카 3관왕과 함께 제작비의 47배인 7천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흥행을 거두었고, 2010년 미국 국회도서관에 영구 소장되었다.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예고편

 

<네트워크>(Network, 1976)

우리 말로는 지상파 방송을 뜻하는 제목으로, UBS라는 가상의 방송사를 배경으로 한 풍자 코미디 영화다. 같은 해에 제작된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이 신문 저널리즘의 클래식 영화라면, 이 영화는 방송 저널리즘 영화의 클래식으로 꼽힌다. 남우주연상(피터 핀치), 여우주연상(페이 더너웨이)과 함께 아카데미 4관왕이 되었는데, 피터 핀치는 시상식 전에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방송 산업의 폐해에 신랄한 풍자를 한 역작으로 인정받아, 2010년 국회도서관에 영구 소장되었다. 영화 대사 중 “Mad as hell”은 미국 사회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명대사가 되었다. <12인의 성난 사람들>로 데뷔한 문제작 감독 시드니 루멧의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이 유력했지만, 아쉽게 경쟁작 <록키>에 밀렸다.

영화 <네트워크> 예고편

 

<폴뉴먼의 선택>(Absence of Malice, 1981)

국내에서 여러 제목으로 의역되었지만, 원제는 ‘악의 없음’이라는 저널리즘 용어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기사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어떤 개인의 명예를 실추하게 되는 상황을 지칭한다. ‘국민의 알 권리’와 “개인정보 보호’ 간의 갈등은 기자들이 자주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지만, 이 때문에 한 개인의 인생이 억울하게 파탄나는 부조리한 상황을 다루었다. 배우와 감독으로 모두 유명한 시드니 폴락 작품으로, 폴 뉴먼과 샐리 필드의 연기가 극찬을 받았지만 아쉽게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신문 저널리즘 영화로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과 자주 비교되는 클래식 영화다.

영화 <어젯밤에 생긴 일> 예고편

 

<브로드캐스트 뉴스>(Broadcast News, 1987)

방송사의 뉴스 룸에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애정의 조건>(1983)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제임스 L. 브룩스 감독이 젊은 시절 CBS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뉴스 제작팀의 애환과 사랑을 그렸다. 경쟁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의 뉴스 앵커와 한 사람의 기자를 중심으로 뉴스 제작과정을 속도감 넘치게 묘사했다. 여성 기자는 올해 초 여성으로는 최초로 지상파 방송사(CBS) 수장에 오른 명 PD 수잔 지린스키(Susan Zirinsky)를 모델로 했다. 그 해 아카데미 7개 부문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에 이르지는 못하였고, 지난 해 국회도서관에 영구 소장되는 영광을 안았다.

영화 <브로드캐스트 뉴스>의 일부 영상

 

<스포트라이트>(Spotlight, 2015)

2002년에 일어났던 가톨릭 교회 성직자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파헤친 보스턴 글로브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이 기사로 2003년 퓰리처상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수상하였고, 가톨릭 교회가 이 문제를 은폐하지 않고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화는 스캔들을 파헤친 스포트라이트팀의 조사 과정을 과장되지 않고 담담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연출해, 더욱 에너지가 느껴지는 영화라는 평을 얻었다. 로튼토마토 97% 평점을 받는 등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문제작 영화로 자주 추천되는 영화다.

영화 <스포트라이트>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