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펫은 전문가들도 연주 중에 입술에 상처가 나기도 하는 등 다루기 쉽지 않은 악기다. 여성 트럼펫 연주자, 그중에서도 재즈 신에서 이름있는 여성 연주자를 찾기란 무척 힘들다. 하지만 이제 겨우 스물 네살의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안드레아 모티스(Andrea Motis)는 트럼펫과 색소폰을 연주하며 노래까지 한다. 10대 시절부터 일찌감치 많은 연주 경력을 쌓아, 얼마 전에는 전통의 메이저 레이블 임펄스(Impulse!)에서 음반 <Emotional Dance>(2017)을 내며 입지를 더욱 다졌다.

스승 Joan Chamorro(베이스)와 스콧 해밀턴(색소폰)과 함께 ‘Summertime’을 협연했다

그는 일곱 살에 바르셀로나 인근의 시립학교에 입학해 학교 밴드에 들어갔다. 어린 그가 알고 있던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인기 악기는 이미 자리가 없어서, 집에 있던 아버지의 트럼펫을 들고 밴드에 입단했다. 1년 후에 다른 악기로 옮길 수 있었으나, 그는 트럼펫이 좋아 리드 트럼펫 연주자가 되었고 색소폰도 함께 연주했다. 열두 살에는 그의 스승이 된 재즈 베이시스트 조안 차모로(Joan Chamorro)가 이끄는 청소년 재즈 밴드 Sant Andreu Jazz Band에서 전문적인 연주 생활을 시작해 9년을 함께 했다. 나이 열다섯에는 스승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앨범 <Joan Chamorro Presents Andrea Motis>(2010)을 발표하며, 음악 신동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Sant Andreu Jazz Band에서 종종 색소폰을 연주한 안드레아 모티스

그는 루이 암스트롱과 쳇 베이커를 따라 보컬 재능도 함께 키웠다. 그의 목소리는 노라 존스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비브라토를 줄이고 깔끔하고 매혹적인 톤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 스타일 또한 닮았다. 그는 자신의 고향 스페인에서는 어릴 때부터 스타의 반열에 올랐고, 유럽의 재즈 페스티벌에도 부지런히 참여하여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의 명성을 전해 들은 퀸시 존스는 자신이 기획한 뮤지컬 프로젝트 Global Gumbo All-Star의 일원으로 안드레아를 초빙하여, 그에게 알프레도 로드리게스, 에스페란자 스폴딩 같은 젊은 재즈 스타들과 함께 연주하는 영광을 안겼다. 이제 그의 목표는 재즈의 본고장 미국을 향하고 있다.

<Emotional Dance>(2017)에 수록한 ‘He’s Funny That Way’

그의 미국 진출에는 전통의 메이저 재즈 레이블 임펄스(Impulse!)가 나섰다. 고국에서 여러 장의 음반을 낸 그는, 미국에서 <Emotional Dance>(2017)로 첫발을 내디뎠다.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연주하던 퀸텟 멤버와 미국의 뮤지션들이 뉴욕의 레코딩 세션에 함께 참가했고, 노라 존스와 그레고리 포터의 음반을 작업했던 프로듀서들이 나섰다. 열네 곡 중 세 곡은 직접 작곡하여 싱어송라이터의 가능성도 타진하였다. 비록 그래미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으나,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스물넷, 나이 어린 중고 신인의 세계 시장 도전을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세실 맥로린 살반트와 함께 무대에 선 안드레아 모티스(2019)

 

안드레아 모티스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