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일본의 신앙 풍습인 ‘하라이’(祓い, 신에게 기도하며 죄, 부정 등을 씻는 행위)의 종이인형에서 유래한 ‘오리가미(折(り)紙)’는 지금까지 대표적인 공작 놀이의 하나로 널리 전파되어 왔다. 어린 시절 누구나 정사각형의 종이를 접어서 학이나 개구리를 만든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좀 더 전문적인 창작 영역으로 들어가면 국제 콩쿨이나 세미나 같은 교류 행사도 개최되고 TV 프로그램으로 소개되기도 하는 등 오리가미는 페이퍼 크래프트(Paper Craft)의 하나로 확장되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 <Origami>(2012) by ESMA

프랑스의 애니메이션 명문 ESMA의 다섯 학생이 함께 만든 <Origami>(2012)는 환상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호평을 받은 3D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오리가미’가 안내하는 판타지 세계를 돌아다니던 아이가 마지막 장면에서 정체불명의 검은 물체에 휩싸이지만 결국 종이로 만든 용이 구한다는 스토리 설정이 좋았다는 평이다. 검은 물체는 아이의 따분함이나 나태함 또는 분노를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아이는 오리가미를 통하여 전통과 인내를 배우고 할아버지와 함께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2D 단편 애니메이션 <Origami>(2013)

이듬해 2013년에는 마드리드의 애니메이션 스쿨 ESDIP에 재학 중이던 비주얼 아티스트 데이비드 파본(David Pavon) 역시 오리가미를 소재로 생애 첫 단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장난감 가게 할아버지가 명을 달리한 후 할아버지가 만든 종이배가 강과 바다로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의 작품으로, 세계 100여 영화제에 초대되어 상영되었다. 감독은 졸업 후 런던의 Keyframe Studio에서 광고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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